[한스경제 허인혜] 케이뱅크의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카드사들이 긴장 속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케이뱅크와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이미 갖고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면서 케이뱅크의 후속상품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인터넷은행계 카드가 혜택을 종료하면 기업계 카드사의 상품보다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대응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파격혜택을 내세운 인터넷은행계 카드가 인기몰이를 하면 전체 업권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야 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2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기업계 카드사들이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사진=케이뱅크 제공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가입자와 비등한 수치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가입자는 출범 2주 만에 20만명을 돌파한 상태로 체크카드 발급 장수도 비슷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우선 은행업 인가로 발급할 수 있는 체크카드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중이다.

케이뱅크의 체크카드는 두 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통신캐시백형으로는 사용액에 따라 월 최대 3만원까지, 포인트적립형은 올해 말까지 포인트적립률 3%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도 디지털재화로 적립돼 케이뱅크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1포인트가 1원으로 유효기간도 10년으로 기존 카드사 포인트에 비해 두 배나 길다.

카드업계는 이미 출시된 카드로도 케이뱅크와 비슷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반응이다.

기업계 카드사들은 쇼핑몰 가맹점 등과 폭 넓게 제휴해 디지털 재화나 마찬가지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하나카드 등에서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원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인터넷은행의 카드 혜택이 남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초반 혜택이 종료되면 기존 상품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업계 카드사들의 상품과 타겟의 폭이 훨씬 넓어 같은 혜택이라면 기업계를 떠나지 않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터넷은행 자체의 규모가 기존 금융사들에 비해 작아 점유율 경쟁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업권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카드사라고 하더라도 인터넷은행계 카드과는 체급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신용카드 사업을 진행할 때까지 현 수준의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 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규모와 점유율로 기존 업권을 누르기보다 차별화 마케팅으로 목표 규모를 채운다는 각오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카드 인가 신청은 연내 목표”라며 “기존 사업들처럼 수수료 중심의 혜택을 부여해 가맹점과 소비자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케이뱅크의 점유율은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카드상품보다 풍성한 혜택을 담은 인터넷은행계 카드가 유행할 것은 우려하고 있다. 카드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체크카드 수준이라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인터넷은행의 신용카드 인가가 끝나고 어떤 상품을 내놓을지에 따라 카드사들의 대응 방안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 만약 크게 차별화된 카드상품을 들고 나온다면 기업계 카드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고려하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허인혜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