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메르세데스-벤츠가 20여년 만에 직렬 6기통 엔진을 부활시켰다. 자동차업계가 외면한 기술을 되살린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벤츠는 지난 19일 중국에서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 새로운 엔진인 M256을 장착한 S클래스 페이스리프트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1997년 M104 엔진을 단종한 후 꼭 20년만이다.

▲ 메르세데스-벤츠가 상하이 모터쇼에 공개한 벤츠 S클래스 페이스리프트. 20년만에 부활시킨 직렬 6기통 엔진인 M256을 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직렬엔진은 구조가 단순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안정적이다. 실린더를 길게 늘어뜨린 형태라서 특별한 부품이 필요치 않고, 폭발이 균일해 진동과 소음도 쉽게 상쇄된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실린더를 늘여놓은 탓에 세단에는 넣기 어려울 만큼 길었던 것이다. 때문에 설계가 쉽지 않았을뿐 아니라 차체 균형을 해쳐 오히려 진동이 커지는 등 문제도 발견됐다.

벤츠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가 V6로 돌아선 것도 이 때문이다. V6엔진은 구조가 복잡하고 진동도 심한 대신 공간 확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직렬 6기통과 비견할만큼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츠는 작년 M256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직렬6기통 엔진으로 회귀를 예고했다.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이용해 직렬 6기통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벤츠 관계자에 따르면 M256은 여러 장치를 통합한 48볼트 공급장치를 사용한다. 통상 내연기관에서 사용하는 전기 장치는 12볼트. 48볼트는 하이브리드차에서나 볼 수 있는 사양이다.

이 장치가 동력 전달을 효율화하면서 벨트 구동장치를 없애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 벤츠 관계자 설명이다.

또 M256은 지능형 흡기 장치에 스타터와 얼터네이터, 전기 부스터 컴프레서 등을 통합하면서 터보랙까지 줄였다. 아울러 부스트와 에너지 재생을 겸하면서 연비 절감도 이뤄냈다.

벤츠 관계자는 “새로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에는 전기구동화를 위한 일련의 획기적인 신기술들이 도입됐다”며 “M256은 벤츠의 전기구동화 과정의 표본이다”고 말했다.

벤츠가 직렬 6기통으로 돌아오면서 BMW와의 기술 경쟁에도 업계 주목이 모아진다. BMW는 완성차사 중 거의 유일하게 직렬 6기통 엔진을 고수해온 곳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벤츠의 새로운 직렬 6기통 엔진이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직렬 6기통을 오랜 기간 고수해온 BMW의 노하우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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