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 6070세대인 A씨는 ‘현금 없는 사회’가 달갑지 않다. 현금이나 체크카드 외의 결제수단이 익숙하지 않아서다. 모바일 카드결제나 카드포인트 활용은 그림의 떡이다.

금융사고가 날까 신용카드도 쓰지 못했던 A씨는 최근 카드사들이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직통전화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A씨는 상담사의 도움으로 ‘시니어 특화카드’에도 가입했다.

카드사들이 ‘디지털 금융’ 상품을 쏟아내는 한편 핀테크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시니어층을 겨냥한 서비스와 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다가가며 노인층도 놓치기 아까운 고객인 데다 고령층의 소비여력도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노인층의 금융 소외현상이 점차 심화되며 카드사들이 노인전용창구나 실버상품 등 시니어 금융의 가교를 놓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노인층의 금융 소외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서 인터넷뱅킹 등 디지털 금융 이용 비율은 세대별 편차가 매우 컸다.

인터넷뱅킹만 하더라도 20대가 79.8%, 30대 88.1%, 40대 73.5%인 반면, 50대는 42.5%, 60대 14.0%, 70세 이상은 4.3%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금융사들이 고령층 전담 창구와 전화상담 인력을 확대하라고 권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도 금융업계의 노인 소외현상을 점검하는 실태조사를 벌이고, 노년층을 ‘신금융소외 계층’으로 칭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지금은 스마트뱅킹 시대인 동시에 백세시대에 들어섰다"며 "금융기관은 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전용 창구와 이동은행 활성화, 인터넷뱅킹 교육 등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소외세대이면서 액티브 시니어를 중심으로 소비여력이 늘고 있다는 점도 카드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전업 카드사들은 시니어 전용 창구를 운영하고 노인층 특화 카드를 내놓는 등으로 실버 전략을 꾸렸다.

시니어 전용 창구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는 ‘실버케어 전문 서비스’로 65세 이상 고객이 실버상담원과 직통 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롯데카드도 고령층에게 1대1 맞춤 상담원을 지원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버 고객의 금융 편의성을 높이면 고객은 편안함을, 카드사는 실적 제고에 도움을 받는다”며 “시니어 고객에게 중요한 점이 ‘지속적인 서비스’인 것을 깨닫고 꾸준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실버상품도 속속 출시되는 중이다. 카드 혜택에 건강관리나 시니어 운동, 여행 등 노년 관리 상품들을 접목했다.

국민카드는 5월 말부터 고령층 특화 상품인 ‘KB국민 골든라이프올림ㆍ티타늄카드’에 반려동물 혜택도 더한다. 하나카드와 농협카드 등은 헬스케어와 카드 혜택을 접목해 출시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들이 소비여력도 충분하고 몸도 건강한 데도 금융 이해도만 낮아 카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혜택을 따로 챙길 필요 없이 시니어 특화 카드에 집약하면 시니어층도 쉽게 신용카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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