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채용 미정인데…삼성·현대차 등 채용문 '활짝' 왜?

전경련 '2023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발표 미래 인재 확보·신산업 인력 수요↑·사회적 기대 삼성, 올해 채용 규모 1만명 이상 현대차, 미래차 산업 구조 대응 기술 인력 채용

2023-03-07     최정화 기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경영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이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대규모 채용을 단행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절반 이상(54.8%)이 올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올해 상반기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15.1%)이 전년 동기(7.9%)보다 1.9배 늘었다"며 "이는 고물가·고금리 기조 지속,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채용 규모를 축소 또는 채용 중단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대기업 신규채용 계획 조사' 중 대기업이 신규채용을 늘리는 이유. /사진=전경련

그러나 경기 불황 속에서도 삼성 주요 계열사와 현대차·기아,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대대적인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미래 인재 확보와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71.5%)를 꼽았고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기업도 14.3%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올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서는 △수시채용 확대(31.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력직 채용 강화(28.3%) △ESG 관련 인재채용 증가(11.9%)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인재채용 증가(10.7%)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9.0%)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4.5%)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3.7%) 등의 순으로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직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도 채용을 준비 중이다. 올해 삼성 채용 규모는 1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술 투자를 강조했고 5년 동안 주요 사업 부문 인재 8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400여명 규모 생산직 신입사원을 10년 만에 뽑아 화제다. 일각에선 전기차 전환 시기에 대규모 채용 적정 여부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포드와 폭스바겐, 르노,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5000명까지 인력을 줄이고 있는상황에서 "시대 역행"이라며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또 노조 특혜와 정부 과제인 일자리 창출의 일환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내년까지 기술직 700명 채용을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으로 부품과 과정이 축소된 건 맞지만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하는 기본적인 일은 같다"면서 "이번 채용은 전동화 등 미래차 산업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 인력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퇴직 생산직 인원만 2000여명인 것도 대규모 채용의 이유로 풀이된다.

기아도 이달 20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대상 상시채용을 실시한다. 상반기 매달 직무별로 상시 채용하고 하반기엔 부문별로 일괄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위아도 신산업 분야 위주 연구개발 경력직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한다.

LG전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을 돌며 채용 설명회를 연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일부터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이번 공채는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플로우 등 4개 계열사가 대상이다. 

선박 수주 호황에 힘입어 조선사들도 신규 채용에 나선다. HD현대그룹은 1월 대졸신입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채용 규모는 300~400명 수준이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전 계열사도 채용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