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준용. /롯데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시즌 중반까지 2021 KBO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이의리(19ㆍKIA 타이거즈)의 독주 체제였다. 후반기 시작할 때만 해도 전반기와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올해 신인왕은 이의리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싱겁게 막을 내리는 듯했던 신인왕 경쟁은 시즌 후판 이의리의 부상 이탈과 최준용(20ㆍ롯데 자이언츠)의 맹활약으로 뜨거워졌다.

2년 차 투수 최준용은 13일 오전까지 38경기(41.1이닝) 3승 1패 18홀드(단독 6위)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후반기 23경기(23.1이닝)에 등판해 1승 1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77로 활약 중이다. 후반기 첫 등판인 지난 8월 10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22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1992년 염종석 이후 29년 만에 롯데 신인왕 계보를 이어갈 주자로 떠올랐다.

최준용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돌직구'를 던진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최준용의 패스트볼 구종 가치는 리그 9위(11.6)다.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6.5km다. 최근 강속구 투수들의 주요 평가 지표가 된 분당 회전수(RPM)는 2560회로 스포츠 빅데이터 기업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SDE)이 100구 이상 측정한 KBO리그 오른손 오버스로 투수 중 2위다. 

투수가 던지는 공은 물리학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최준용의 속구는 떨어지는 폭이 작아서 타자들의 눈에는 마치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른바 '라이징 패스트볼(rising fastball)'이다. 타자가 헛스윙하거나 뜬공을 칠 확률이 높다. 방망이에 맞더라도 타구 비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아 아웃 되기에 십상이다.

최준용은 이런 패스트볼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올 시즌 빠른 공 구사 비율이 72.6%에 이른다.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210, 피장타율은 0.280,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511에 불과하다. 지난해 최준용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0.296, 피장타율은 0.506, 피OPS는 0.858였다. 헛스윙률도 20%에서 25%로 높아졌다. 

롯데 최준용의 패스트볼 로케이션.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제공

'하이 패스트볼'을 효과적으로 구사한 덕분이다. 최준용은 타자가 예측하는 궤적보다 높게 날아오는 속구를 던진다. 우타자 기준으로 가운데 높은 코스와 몸쪽을 과감하게 공략하고 있다. 최준용의 투구 분포도를 보면 패스트볼 로케이션이 대부분 존 상단과 몸쪽에 찍혀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이 14%, 몸쪽이 11%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최준용의 스트라이크존 상단과 몸쪽(우타자 기준) 코스 피안타율은 0.288, 피장타율은 0.519, 피OPS는 0.846, 헛스윙률은 24%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피안타율 0.183, 피장타율 0.225, 피OPS 0.472, 헛스윙률 29%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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