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대면 시대 도래로 콘텐츠ㆍ업무 등 일상으로 확대
ICT업계, 메타버스 생태계로 전 세계인과 묶는다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지난해 전 세계 ICT업계 최고 관심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NFT(대체 불가 토큰)’와 ‘메타버스(Metaverse)’일 것이다. 다양한 논란과 의구심 속에도 기업들은 미래 신사업 핵심으로 NFT와 메타버스 개발에 나섰으며 올해에도 이 같은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스경제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NFT, 메타버스 사업 동향과 전망, 정부 관련 정책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제페토에서 구현한 소나타 N 라인 / 사진=현대자동차
제페토에서 구현한 소나타 N 라인 / 사진=현대자동차

코로나19가 앞당긴 메타버스 시대…영화 속 가상현실 사회 가까워진다

2009년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썸머워즈’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과 PC를 통해 오즈라는 가상현실에서 게임은 물론 사업, 업무, 쇼핑 등 모든 사회활동이 가능한 시대를 보여준다. 영화 개봉 후 약 10년이 흐른 2022년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줄 알았던 가상현실 속 삶이 ‘메타버스(Metaverse)’를 통해 점차 우리에게 스며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5G, VR‧AR(증강‧가상) 기술 등 관련 기술 발달과 더불어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2800억달러(약 3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주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중심으로 퍼져가기 시작했다. 메타버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게임산업은 이미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한 교류 활동 및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2002년 리니지의 데포로쥬 서버 콜로세움에서 가상 결혼식을 열었다. 결혼식은 신랑 신부 입장과 주례사 등 약 30분간 실제 결혼식과 유사하게 진행됐다. 또한 2013년에는 아이온 속 콘서트장에서 가수 아이유의 라이브 콘서트 ‘아이유 라이브’를 개최했으며 당시 약 2만명의 유저들이 모여 아이유의 라이브 공연을 관람했다.

온라인 게임 '아이온'에서 진행된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 사진=아이온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아이온'에서 진행된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 사진=아이온커뮤니티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시기부터 본격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의 진가가 발휘됐다. 특히 오프라인 전시와 공연이 모두 취소되며 큰 타격을 입은 공연‧예술‧전시 사업과의 결합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1월 한국 등 글로벌 134개국에 동시 출시된 엔씨의 K-POP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는 가상현실 속에서 아티스트의 콘서트 관람은 물론 쇼케이스, 팬미팅 등 다양한 팬덤(Fandom) 활동을 할 수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가 개발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수만명의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가상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구찌 등 패션업계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2020년 8월에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팬 사인회, 지난해 1월에는 네이버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메타버스는 게임과 콘서트 등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넘어 교육, 금융, 업무, 패션, 스포츠 등 여러 사업과 결합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 IC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상현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메타버스는 다양한 산업들과 제휴를 통해 또 다른 삶의 공간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메타버스를 통해 나라간 국경이 없는 가상현실 속에서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들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영화에서만 보던 가상현실 속 생활이 점차 우리들의 삶에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고 전했다.

SKT 이프랜드 기자 간담회 / 사진=SKT
SKT 이프랜드 기자 간담회 / 사진=SKT

ICT업계, 종합 메타버스 생태계로 현실 세계 담는다

메타버스 활용도가 점차 증가하면서 미래 신사업으로 큰 주목을 받자 국내 유수 ICT업체들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가장 현실적이고 국경 없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공략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메타버스사업에서 가장 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기업 분할로 분사한 SK스퀘어는 상장 첫날 메타버스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를 첫 투자처로 낙점하며 메타버스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다. 

SKT 메타버스사업을 이끄는 것은 지난해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다. SKT는 국내 기업 최초로 이프랜드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프랜드로 이끌어갈 메타버스 대중화 시대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프랜드는 메타버스 모임과 미팅에 최적화로 설계됐으며 800여종의 아바타 코스튬 소스와 18종의 다양한 룸 테마 등을 기반으로 130여명이 같은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프랜드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대형 이벤트나 문화 행사를 진행했다.

향후 이프랜드는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들이 본인만의 개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 누구나 자신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다양한 해외 앱마켓 출시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상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컴투스도 메타버스 사업을 앞세워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컴투스가 위지윅스튜디오를 비롯한 전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개발하고 있는 ‘컴투버스(Com2Verse)’는 현실에서의 삶을 온라인상에 그대로 구현하는 거대한 ‘올인원 미러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컴투버스는 ▲스마트한 업무 공간 ‘오피스 월드’ ▲금융∙의료∙교육∙유통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머셜 월드’ ▲게임∙음악∙영화∙공연 등 여가를 즐기는 ‘테마파크 월드’ ▲일상 소통과 공유의 장인 ‘커뮤니티 월드’ 등 네 개의 월드를 통해 현실에서의 경험을 제공한다.

컴투버스의 4개 월드 / 사진=컴투스
컴투버스의 4개 월드 / 사진=컴투스

컴투스홀딩스, 컴투스 등 컴투스그룹은 오는 2022년 하반기 그룹사 전체를 컴투버스로 입주시키고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를 열 구상이다. 현재 다양한 관련 분야의 선도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메타버스 생태계를 설계해 나가고 있으며 향후 대규모 기업들의 입주를 통해 하나의 공간에서 일, 여가, 경제 활동이 펼쳐지는 메타버스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표 오피스 기업 한글과컴퓨터그룹도 메타버스사업 의지를 피력했다. 한컴그룹은 최근 개최된 세계 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 PC, 모바일 등 디바이스에 관계 없이 가상공간에서 회의가 가능한 3D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XR판도라’를 처음 선보였다.

XR판도라는 한컴오피스와 연동해 PDF를 비롯해 워드, 엑셀 등 다양한 문서를 공유 및 편집할 수 있으며 인터넷 검색, 음성대화 등 회의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한컴위드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쇼핑 및 NFT 활용이 가능한 ‘아로와나몰’을 선보였고 한글과컴퓨터는 메타버스 서비스 ‘한컴타운’을 소개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메타버스 중에서도 아바타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업 인수를 준비 중”이라며 “아바타를 단순하게 사람과 똑같은 형태의 모델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바타를 분신 형태로 만드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자동차그룹도 메타버스 전문기업 ‘유니티(Unity)’와 손잡고 현실의 스마트팩토리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메타팩토리(Meta-Factory)’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메타팩토리를 통해 공장 운영을 고도화하고 제조 혁신을 추진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스마트팩토리 및 메타팩토리 등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글로벌 기술력을 보유한 다양한 영역의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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