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중고 거래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 투자, 인수를 하는 등 잇달아 들리는 소식이 이를 방증한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수혜를 입은 데다 리셀러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이 주요 사업군으로 떠올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대표적인 '빅3' 업체가 있다. 이 세 업체는 지난해부터 투자 소식을 연이어 전하며 성장성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번개장터는 총 820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신한금융그룹 외에 기존 투자자인 프랙시스캐피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이 후속 투자로 참여했다. 신규투자자로 신세계그룹이 2020년 7월 설립한 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참여해 관심을 받았다. 이는 곧 신세계그룹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 관심을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당근나라는 지난해 8월 GS리테일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중고나라 역시 지난해 3월 롯데쇼핑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대기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중고 거래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이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원으로 평가되며 10여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중고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거래액 5조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2566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간 상품 등록은 1300만 건이다. 번개장터는 2021년 기준으로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해 총 거래액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수는 지난해 9월 기준 1600만명이다. 당근마켓은 2021년 기준 월간 이용자수(MAU) 1500만, 주간 이용자수(WAU) 1000만으로, 업계에 따르면 거래액은 1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나라는 명품 감정 무료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중고나라 제공
중고나라는 명품 감정 무료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중고나라 제공

이처럼 대기업은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이 명품과 스니커즈, 골프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네이버의 스니커즈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과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론칭한 '하트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한 중고거래 업계 관계자는 "중고 거래 시장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루자 큰 기업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의 숙제는 수익성과 차별화, 안정성이다. 중고거래와 광고로 미래를 내다보기엔 수익성 측면에서 부족한 만큼 새로운 수익창출구가 필요하다. 또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와 상품 가지 수를 늘려나가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사기나 각종 범죄다. 택배나 직접 거래 등으로 얼마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중고거래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각 업체별로 안전성은 물론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까지 성장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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