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0억원 이상 고객 관리하는 전문 PB 대상 조사 진행
삼성증권 SNI 센터 모습 /삼성증권
삼성증권 SNI 센터 모습 /삼성증권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삼성증권의 초부유층 및 법인 고객 관리 역량이 돋보인다.

3월 초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1주일에 평균 4회의 고객 오프라인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이동거리는 마라톤 풀코스에 육박하는 41.8km였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브랜드인 ‘SNI(Success& Investment)’를 도입하며 초부유층 고객 시장을 선점한 바 있다. 지난 2022년엔 뉴리치 전담 센터인 ‘The SNI Center’를 오픈한 바 있으며, 이어 패밀리오피스센터도 오픈하는 등, 전통 부유층과 신흥 부유층, 패밀리오피스 고객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슈퍼리치 자산관리 조직을 갖추게 됐다.

앞서 아야기한 설문조사 역시 이들 SNI PB들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들이 느끼는 고객들의 가장 큰 니즈는 “고객 및 가족의 포트폴리오 분석(44%)”이었다. 이어 “부동산이나 세무 등과 관련한 전문가 컨설팅(27%), 고객 관련 법인의 재무적·비재무적 컨설팅(27%)” 의 순이었다.

그에 반해 “실시간 주식·채권 동향 안내”에 대한 니즈는 단 2%에 그쳤다. SNI 고객 등, 초부유층 자산가들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 관련 시황을 통한 매매에 니즈가 있다기 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자산을 분석하고자 하는 니즈가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들 SNI PB들은 기본 근로시간 중 절반 이상을 오프라인 미팅 관련 업무에 할애하고 있다. 디지털·비대면 투자와 상담 등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비단 증권사만이 아니라 전 금융권이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세부 업무 내용을 보자면 고객자산 포트폴리오 분석(28%), 오프라인 고객 미팅·컨설팅(이동시간 포함 18%), 고객 맞춤형 자료 작성(10%) 등의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금융 및 산업의 전반적인 트렌드와 무관하게 삼성증권은 이와 같은 추세를 ‘최근의 금융시장 환경 및 주요 고객층의 변화' 때문이라고 주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SNI PB들은 가장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시장 및 상품 관련 스터디(40%)”를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을 적시에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전문가 네트워크(33%), IB 등 법인영업 관련 지식(16%), 부동산·세무 관련 지식(7%)” 등도 중요 시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유의미한 내용은 1990년대와 2000년대만 하더라도 PB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혔던 ‘주식 트레이딩 역량'이 한 건의 응답도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주식중개에서 종합자산관리로 변화된 증권사 영업문화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윤서영 삼성증권 SNI패밀리오피스센터2지점 수석PB는 "최근 법인 오너들의 경우 가업승계 뿐만 아니라, 고객이 운영하는 법인의 재무적·비재무적 니즈가 크게 높아졌다"며 "시장 및 상품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전문가 그룹과의 네트워크, IB 관련 역량, 세무/부동산 관련 지식들을 꾸준히 스터디해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이 초고액자산가 중 100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 중인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2024년 3월 기준 80개 가문, 전체 예탁 자산 2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국내 주요 공제회급의 자산규모라고 볼 수 있다. 가문별 평균 예탁 자산은 2500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만이 아니라,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이 같은 사업전략을 구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해외 비즈니스에 대해 전문적으로 리스크관리를 담당하는 ‘글로벌리스크관리부'를 신설했다. KB증권도 부동산 PF 관련 미매각 자산규모를 줄이고 우량한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가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거쳐 리스크관리부에서 진행하던 시장리스크 업무를 시장리스크부로 이관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초 사업 규모 확대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인해 더욱 체계적인 신용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리스크관리부에서 수행하던 신용리스크 정책 관련 기획·운영 업무를 분리·이관하는 등 신용리스크 전담 조직을 갖췄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경우 이러한 전문화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가령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수익 중 WM(Wealth Management)의 비중은 2008년 16.4%에서 2020년 22.1%까지 증가했다.

웰스매니지먼트(WM)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디지털 혁신에 기대 ‘웰스테크' 부문 투자도 늘고 있다. 왜냐하면 웰스테크를 활용한 자산운용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2977억달러에서 2020년 9875억달러로 3.3배 성장한 것이다. 또한 2024년엔 2조 487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대두된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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