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11월 28일자 한겨레 신문

[한국스포츠경제 김은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5일 JTBC 대선토론에서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군대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각하다. 동성애가 전력을 약화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준표 후보가 "동성애를 반대하느냐"라고 다시 묻자 문재인 후보는 "반대하죠. 그럼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성애 관련 행사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차별을 주지 않은 것이다. 차별을 금지하는 것과 동성애를 인정하는 것과 같으냐”고 주장했다. 이어서 홍준표 후보가 재차 동성애 찬반에 대해 묻자 "저는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 차별에도 반대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의 면담 등에서 문재인 후보는 줄곧 “동성애 허용에 대한 추가 입법을 막아 불필요한 논란을 막겠다”는 일관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모두 동성애에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1997년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권영길 당시 대선 후보는 동성애에 대해 포용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다. 다음은 1997년 11월 28일자 한겨레 신문 인터뷰.

질문: 동성애자들의 생각이나 삶을 다룬 책, 영화, 연극을 본 적이 있는지? 그들의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회창: 본 적은 없다. 동성애자들의 사생활도 인정받고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가는 점도 있다. 그러나 동성애가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것으로 비치지 않는 현실에서 이들의 사회운동화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김대중: 특별히 접할 기회가 없었다. 나는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지만,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단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자 활동 역시 인권보장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인제: 동성애는 아주 미묘한 문제다.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인간다운 삶이 과연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화 ‘필라델피아’에 나타난 것처럼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권영길: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았다. 나는 한국 사회가 동성애 운동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여건을 갖추었고, 당국 역시 이러한 사회 조류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 성향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은 “20년 전보다 인권 의식이 퇴보했다”며 이번 대선 후보들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후보들이 ‘기독교 표심’을 위해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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