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가 세계 최대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사를 1조원에 인수해 게임업계는 물론, 증권가를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는 다른 희귀한 특징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는 미국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사인 더블다운인터랙티브(Double Down Interactive LLC, 이하 DDI) 지분 100%를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IGT)로부터 9,4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국내 게임회사로는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이다.
 
DDI는 2010년부터 '더블다운카지노'라는 게임을 서비스해 시장을 선점한 세계 최대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사로 지난해 매출이 약 3,162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더블유게임즈는 작년 매출은 1,556억원으로 DDI의 절반 수준이다.

▲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

하지만 김 대표는 국내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관심있는 투자자를 끌어들여 자금을 매웠다. 그렇지만 인수 경쟁은 치열했고 우선협상대상자도 더블유게임즈를 포함한 두 곳이 복수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더블유게임즈는 온라인 소셜카지노 게임업체란 점을 내세워 결국 인수자로 낙점됐다. IGT는 글로벌 오프라인 슬롯머신 시장의 45%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다른 오프라인 슬롯머신 업체에 자신의 지적재산권(IP)가 넘어가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1978년생으로 우리나이로 40세에 불과한 김 대표는 어디서 이런 배짱과 치밀함을 타고 났을까. 춘천 출생인 그는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이미 '강원과학고 3대 천재'로 불리면서 유명세를 탔다. 강원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한 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그 이후 지식정보 포털업체 가온아이, 시스앤코드, 이노그리드 등의 IT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지만 정작 게임사에서 근무한 경험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정작 하고 싶었던 사업 분야는 게임으로 지난 2012년 게임 업체 어퓨굿소프트를 설립했고 이듬해 더블유게임즈로 사명을 바꿨다.
 
김 대표를 어렸을 때 봤던 한 지인은 그가 당시에도 굉장히 똘똘했었다고 말한다.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돌아와 함께 영어 학원을 다닐 때도 유독 눈에 띄는 아이였다는 것이다. 신체적으로는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임에도 머리 뒷부분에 흰머리(새치)가 한 뭉텅이가 나있어 특별함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지인은 “당시에는 몰랐었는데 김 대표가 이렇게 큰 부자가 된 것을 보니 삼국지에 나오는 마량의 흰 눈썹에서 유래한 ‘백미(白眉)’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좀 더 가깝게 지내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똑똑하던 김 대표가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어른들이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고 걱정을 많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그런 걱정이 모두 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미는 제갈공명과 친교를 맺었던 마량(馬良)의 다섯 형제가 모두 훌륭했는데 중 흰 눈썹을 지닌 넷째 마량이 가장 재주가 뛰어났다는 점에서 유래한 말이다.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킨다
 
김 대표를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강원지역 수재들만 모였다는 강원과학고에서도 공부로는 김 대표가 절대적인 톱(Top)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렸을 때 미국 생활이 길지 않았음에도 ‘사업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에서 승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