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무안CC 퍼팅 그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주흥철./사진=박종민 기자.

[무안=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주흥철(36)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2017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공동 41위)에 이어 두 번째 대회 유진그룹/올포유 전남오픈에서도 다소 부진한 성적(공동 32위)을 냈다. 지난 달 30일 전남오픈 최종 4라운드를 마친 주흥철과 무안CC 퍼팅 그린 옆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날 성적에 대해 “허리가 아파 스윙이 잘 되지 못했다”면서도 “컷 통과하고 4라운드를 완주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래 후반기 시작할 때쯤부터 성적이 잘 나왔다. 잘 맞는 코스를 접하거나 컨디션이 좋으면 잘 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흥철과 일문일답.

 

-지난 시즌 최진호(33)와 함께 공동 다승왕(2승)에 올랐다. 필드에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공을 치기 전 항상 이미지 많이 그린다. 어떻게 쳐서 어디에 공을 떨어뜨릴 것인가 많이 생각한다. 미스샷이 난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역시 멘탈이 중요하다.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나보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멘탈 관리가 안 돼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김형성(37) 등 잘 하는 선수들과 함께 다니면서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구했다. 잘하는 선수와 다니면서 배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골프를 시작한 건 언제인가.

“골프채를 처음 잡은 것은 11살 때이지만,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것은 14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생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골프장에서 진행 일을 했다. 고객들을 티업 시켜주고 그런 일이었다. 월급은 30만 원이었다. 집에서 운동을 못 시킬 것 같다고 해서 그걸 모아 세미프로 테스트를 봤다. 성인이 돼선 실내 연습장에서 레슨도 했다.”

-‘기부천사’라 불린다. 계기가 아들 때문이라고 들었는데.

“여섯 살 난 아들 (주)송현이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질환이라더라. 심장하고 폐를 잇는 혈관이 막히는 병이다. 혈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1년에 1~2회 정도 받아야 한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쓰이길 바라며 기부하고 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데 이사장님과 올 해 기부 계획에 대해 협의 중이다. 우승할 때나 버디, 이글시 일정금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이자 남편일 것 같다.

“사실 성질도 급하고 욱하는 편이다. 물론 아들과 같이 다니면 그런 면이 좀 없어진다. 평소 차를 빨리 모는 데 아기가 탈 때는 천천히 가고 그런다. 아내에겐 잘 해주고 싶지만, 골프를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힘들다 보니 생각만큼 잘 못해주는 것 같다.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미안하다. 그래도 술은 거의 안 한다. 많이 먹으면 쓰러지기 때문이다.(웃음) 맥주 한 잔 정도가 최대치다.”

▲ 주흥철(오른쪽)과 아들 주송현 군./사진=KPGA 제공.

-골프하는 시간 외에는 주로 무얼 하나.

“결혼 전엔 지금의 아내와 영화도 많이 봤다. 지금은 1년에 1~2편 정도 본다. 집에서 TV로 보는 경우가 많다.”

-미국프로골프(PGA) 등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작년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KGT를 오갔다. 일본에서 성적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이후 국내 투어에만 집중한 게 ‘신의 한 수’였다. 당시 남들 가니깐 따라서 일본을 간 것 같다. 생계형 골퍼인데다가, 나이도 많다. 한국이 잘 맞고 성적도 잘 나오니 굳이 외국에 갈 생각은 없다. 이번에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볼보 차이나오픈 출전 신청을 했다가 취소하고 전남오픈에 왔다. 국내 투어 대회수가 23~24개 정도 되면 좋겠다.”

-남자골프 인기 상승을 위해 협회가 공을 들이고 있다. 선수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은.

“파이팅 넘치는 세리머니를 많이 하면 어떨까 한다. 물론 아직은 그런 게 어색한 단계다. 그래도 점차 좋아지리라 믿는다. 극적인 샷이 나오고 기분이 좋으면 나부터가 하이파이브를 할 것이다.(웃음)”

-올 해 목표는.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고 싶다. 64강 내에 3위 빼고 다른 순위는 거의 다 해봤다. 우승은 아직 못했다.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주로 강했는데 올 해는 꼭 우승해보고 싶다.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PGA 투어 ‘THE CJ컵@나인브릿지’에도 나가고 싶다.”

-메이저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4일 개막한다.

“매경오픈에서 성적이 그렇게 좋은 적이 없었다. 목표는 일단 ‘톱10’으로 잡았다.”

-삶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중요하다. 인생 철학이 있나.

“‘현실을 직시해라’다. 골프할 때도 소리를 지르던가, 골프채를 땅에 치든 가해서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화를 푼다. 하지만 이후엔 말끔히 잊는다. 그렇게 하니 성적도 좋아지더라.(웃음)”

-‘아들바보 JOO’라는 밴드 팬클럽이 최근 생겼다.

“2월 말에 만들어졌는데 회원수가 벌써 100명이 넘어섰다. 아직까진 성적이 좋지 않지만, 감각을 얼른 찾아서 팬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무안=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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