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

국정감사를 앞두고 신세계·롯데·삼성그룹에 초비상이 걸렸다.

9월10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국정감사에 해당 그룹의 총수 출석이 유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용진(47) 신세계 부회장의 경우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출석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형제의 난'으로 일본기업 이미지가 강한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은 정무위원회에서 벼르고 있다. 이재용(47) 삼성그룹 부회장은 보건복지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 출석을 요청할 태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기업 회장들은 국회 출석을 꺼린다. 국회에 출석하면 의원들로부터 사안에 대해 호된 질책과 추궁을 받고 결국 망신만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명 '대관팀'(관청업무 담당)이라고 하는 각 그룹의 실무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들은 총수의 출석 요구를 무마 시킬 방법을 찾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큰 사건사고가 많았던 만큼 관련 국감을 이전처럼 쉽게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불법파견·차명계좌 의혹

환경노동위원회의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감사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증인 출석을 적극 추진 중이다.

장 의원이 정 부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요구한 이유는 신세계 이마트의 불법파견 논란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012년 2월 당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이마트가 전국 23개 지점에서 노동자 1,978명을 불법 파견한 사실을 적발하고, 직접고용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마트가 당시 노동부의 지시 이후 1만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지만 불법파견으로 인한 파견법 위반 사항에 대해 검찰 등에서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이 논란거리다. 장 의원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과거에도 논란이 됐었다. 서울고용노동청은 당시 이마트 사측이 노조 설립 등과 관련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며 임직원 1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당시 정 부회장은 부당노동행위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기소의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정 부회장의 차명계좌도 불거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월부터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전·현직 임직원 명의로 된 차명주식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국세청은 조세탈루 혐의를 적용해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신세계의 차명계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에도 서울지방국세청이 신세계그룹 총수일가의 명의신탁주식(차명주식)을 발견하여 증여세를 추징했었다.

사실 정 부회장의 경우 국회 출석 요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도 국회의 출석요구가 있었지만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벌금을 선고 받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 형제의 난·롯데홀딩스

신동빈 회장은 정무위원회에서 국감 출석을 요구할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이 국감에 출석을 하면 여·야 모두로부터 강력한 추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최근 "새누리당은 문제가 많은 재벌에 대해 비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고 그런 차원에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있는 재벌 총수는 국정감사장에 서게 될 것"이라며 재벌 총수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롯데의 경우 동주-동빈 형제의 이전투구식 골육상쟁과 일본에 적을 두고 있는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을 수 있다. 롯데그룹 지배의 정점인 롯데홀딩스가 계속 일본에 있다면 한국에서 돈을 벌어 일본으로 송금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신동빈 회장으로 부 터 속 시원한 답을 듣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입장에서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정서상 이번 국감을 거부하기 어렵다. 문제는 국감에 나갔을 때 충격이 더 클수도 있다는 점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를 '한국 기업'이라고 강변했지만 여전히 한국말에 서툰 것이 문제다. 의원들로부터 '한국말도 못한다'는 질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더욱 굳어질 수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메르스 사태, 삼성물산 합병  

보건복지위는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국회 출석을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삼성생명 공익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어 올해 메르스 확산의 중심에 있었던 삼성서울병원의 대표격으로 출석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생명 공익재단 소속이다.

또 최근 이뤄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도 정무위에서 출석 요구가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재벌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국회에서도 해야 한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직무유기다. 롯데사태로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 또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행위라던지, 재벌을 일방 두둔한 것이라던지, 재벌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이 개선되지 않았던 점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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