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경화 IT세상

디지털 홈의 경우 이미 십여년 전부터 ‘홈 오토메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사무자동화(OA) 열풍을 이어갈 기술로 주목받던 기술이다. 그런데 당시엔 인프라 구축 문제로 인해 자칫 사장될 뻔한 기술로 평가됐다. 당시로썬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컨셉이었다.

이런 상상속 기술이 사물인터넷(IoT)을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IT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IoT 산업은 향후 5년간 4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빨간불이던 디지털 홈 시장에 밝은 초록불이 켜진 것.

현재 IoT 시장은 총 7개의 표준단체를 주축으로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연합 몇가지를 꼽자면 퀄컴의 주도하고 마이크로소프트, 필립스, 하이얼, 일렉트룩스, 소니, 캐논, LG전자 등의 제조사가 모인 올씬(AllSeen) 연합.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경우 인텔, 시스코, 델, HP, 지멘스 등의 회사가 협력해 퀄컴이 주도하고 있는 올씬 진영에 대항해 만든 오픈커넥티드컨소시엄(OIC)에 속해있다. 가전이나 하드웨어 업체 보다는 PC나 IT관련 업체를 주축으로 구성된 연합이다.

한국 제조사가 손을잡고 있는 연합은 대부분 하드웨어 기반으로 인텔과 퀄컴의 싸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줬던 프로세서 왕국 인텔이 예전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삼성전자는 올해 초 IoT 킥스타터 기업인 스마트팅즈(SmartThings)를 인수해 개방형 IoT 플랫폼인 아틱(Artik)과 타이젠OS를 앞세워 디지털 홈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속한 OIC 진영에선 현재 80여개 회사 브랜드의 제품과 호환된다고.

LG전자 역시 웹OS와 올조인 (AllJoyn) 플랫폼을 통해 올씬 연합 진영의 150여개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지원한다. 호환 업체수에서는 현재로썬 올신 연합이 우세하다.

독자적인 폐쇄 플랫폼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은 지난 WWDC를 통해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정에 있는 기기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충성도가 높은 기존 고객을 그대로 끌어 안겠다는 전략이다. 구글 역시 막강한 운영체제 영향력을 등에 업고 IoT 플랫폼인 브릴로와 통신용 프로토콜인 위브를 앞세워 빠르게 세를 확장 중이다.

국내 제조사에 비해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플랫폼과 모바일 생태계를 만드는 미국의 애플과 구글은 소프트웨어 기반 폐쇄형 vs. 오픈소스 진영으로 자연스럽게 편가르기가 됐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는 OIC 이외에도 구글의 스레드그룹과 도이치텔레콤의 키비콘(Qivicon) 진영까지 가입을 한 상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주축으로 하는 플랫폼과 모바일쪽 인프라까지 모두 준비해 성공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흥 IT의 메카로 급부상중인 중국의 움직임 또한 만만치 않다. 샤오미는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미홈을 선보였고 화웨이 역시 애자일 IoT를 발표했다. 신흥 IT 강국으로 급부상중인 만큼 IT분야와 모바일 인프라를 앞세워 세력을 늘리는 중. 다른 제조사와의 전략적인 협력이 없더라도 중국 사용자만 잡아도 13억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중국 특유의 ‘꽌시’라는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한다는 이런 플랫폼 구축이야 말로 그들에게는 기회인 셈. 어차피 중국이 주도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표준규격도 이를 지원해야만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런 최신 IoT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은 시장에서 그대로 도태되는걸까? 결론부터 말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퀄컴 자회사가 만든 올조인(AllJoyn) 플랫폼은 중계서버 없이 제품같이 통신이 가능한 오픈소스 형태의 기기와 기기가 직접 통신할 수 있 수 있다.

LG전자가 발표한 스마트씽큐 센서는 일반 가전 제품을 스마트한 가전 제품으로 탈바꿈 시켜준다. 마치 구형 피씨에서 블루투스나 무선 랜을 지원하도록 시장 진입 초기에 동글 형태로 만들어 배포하던 것과 같은 상황. 생활밀착형 IoT 시대가 그리 머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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