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한국 가계자산의 70%가 부동산에 들어있는 ‘부동산 공화국’이라고 지적하면서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기관투자자의 해외·대체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2일 황 회장은 금투협 불스홀에서 한국재무학회 주최로 열린‘ 저성장·저금리시대의 자산운용과 위험관리’ 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미국의 경우는 가계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30%, 일본은 35%인데 비해 우리는 그 두배”라며 “상당수 가계가 달랑 집 한 채 갖고 있는 게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은 “30% 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중 44%가 현금·예금에 묶여있는 반면, 미국은 14%, 영국은 24%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한국은 현금 예금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일본과 비교해도 해외투자 비중이 11%로 낮지만, 일본은 2014년말 기준 3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한국의 개인 자산운용도 결국,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과 비슷한 쪽으로 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미 해외·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는 기관투자자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미 기관은 해외·대체투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작년 말 기준 해외투자 비중은 16%, 교직원공제회는 투자 전체 자산의 절반 수준인 49.7%가 대체투자로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투자, 대체투자가 우리나라 밖에서 일어나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지분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를 예를 들면서 “당시 우리나라 기관투자자가 거액을 투자한 골드만삭스 등의 파생상품에서 대규모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다”며 “대체투자 역시 주로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로 기간도 길고 리스크도 큰데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는 리스크 평가에 대한 훈련이 잘 돼있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회장은 최근 일부에서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고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황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은행 중심"이라며 "그간 은행권에 날을 많이 세워 은행에서 (금융위원장 임명에) 반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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