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진짜 하이브리드카라면 전천후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전기모터와 엔진을 결합했다는 것만으로 하이브리드 이름을 붙이기는 아깝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진짜 하이브리드카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차다. 파워트레인은 물론이고 주행 성능, 승차감, 연비, 활용성까지 섞을 수 있는 차종은 다 모아놓은 느낌을 준다.

▲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재주를 갖고 있는 차다. 인피니티코리아 제공

■ 짜릿한 달리기, 하이브리드 주행 성능

하이브리드카라면 흔히 높은 연비를 떠올린다. Q50S는 공인연비가 12.6km/ℓ다. 월등히 높지는 않지만 동급 가솔린 차량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연비가 아쉽다면 주행성능을 보고 충분히 납득할만 하다. Q50S는 하이브리드카임에도 V6 3.5리터짜리 VQ엔진을 달아놨다. 여기에 50kW짜리 전기모터를 달아서 토크를 극대화했으니, 얼마나 강력할지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스포츠를 뜻하는 S가 붙은 이름.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뜻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떼고 미끄러지는 느낌은 영락없는 하이브리드카다. 계기반에 ‘EV'라는 글자가 뜬다. 저속에서 전기 모드 사용 비중이 꽤 높다. 골목길만 달리다보면 전기차 느낌이 나는 정도다.

3.5리터 엔진에 전기모터를 달았으니 가속 능력은 흠 잡을 데가 없다. 합산 토크가 무려 56kg‧m다. Q50 디젤 모델보다도 훨씬 높다. 정지에서 시속 100km를 내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5초 내외다. 트랙에서 달리는데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Q50S의 달리기 능력은 고속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밟고 있으면 시속 180km까지도 무난하게 올라간다. CVT가 아닌 7단 변속기를 조합한 것에 ‘버벅임’을 우려했지만, 다행히 빠릿하게 움직여줬다.

조향성능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Q50S는 세계 최초로 전자식 조향장치인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을 실었다. 실컷 쥐어짜고 돌렸는데도 그 흔한 반응 지연이 없었다. 기계식이 아닌데도 스포츠세단의 묵직한 조향감을 재현했다. 운전대를 ‘잡을 맛’이 나는 차였다.

■ 안락한 승차감, 패밀리 세단으로도 적합

Q50S는 가족이 함께 쓰는 패밀리세단으로도 손색이 없다.

여느 차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고속 안정성에서 일단 그 면모가 드러난다. 폭발적인 가속력에 상당한 고속 상황에서도 흔들리지도, 뜨지도 않는다. 약간 무거운 1,795kg의 공차중량에 다운포스를 극대화하는 잘빠진 바디라인, 0.26cd에 불과한 공기저항계수가 비결이다.

승차감도 왠만한 고급 세단 못지 않다. Q50S 전 좌석에는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한 가죽 시트가 들어간다. 스포츠 타입이라고 하지만 편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차가 과격하게 움직여도 탑승자 몸을 잘 잡아준다. 천천히 달려도 물론 그렇다.

공간 활용성도 상당히 높다. Q50S는 전장 4,800mm의 크지 않은 차다. 일본차이니 만큼 전폭도 1,820mm로 좁다. 휠베이스가 2,850mm로 넓은 편이지만 준대형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시트가 편안하고 착좌 포지션을 잘 잡아주는 덕분에 부족함을 느낄 새를 주지 않는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인테리어 요소를 간소화해 번잡스러움도 최소화했다.

특히 수준급 인포테인먼트 요소들이 활용도를 더욱 높여준다. 상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각각 8인치와 7인치 크기로 네비게이션과 오디오 시스템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보스 스피커의 해상력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FM 라디오 방송에서 출연자의 숨소리가 차문 진동으로 느껴지는 정도였다.

주행보조기능은 진짜 조수를 세워놓은 기분이다. 차간거리 제어시스템이 핵심이다. 켜놓고 있으면 알아서 앞차와 간격을 맞춰준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을 켠 것처럼 멀리서부터 속도를 조절해주니 긴급 제동이 걸릴 걱정도 없다.

■ 진동과 소음은 아쉬워

Q50S는 300km를 쉬지 않고 달리게할 만큼 매력이 넘치는 차였지만, 단점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도대체 왜 이 문제를 남겨뒀을까 싶을 정도로 아쉬운, 진동과 소음 문제다.

Q50S는 하이브리드 치고 엔진 진동이 적지 않다. 배터리 충전 상태가 양호할 때는 괜찮지만, 엔진이 돌아가면 차가 울리기 시작한다. 차량 안에서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밖에서 보면 가솔린 치고도 심한 편이다.

노면 진동도 적지 않게 올라온다. 서스펜션도 스포츠세단치고는 무른 편인데도 노면의 잔 진동까지 느낄 수 있다. 그나마 2열에서는 덜 느껴지지만, 거슬리는 수준임에는 분명하다. 기본 장착된 런플랫 타이어도 진동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방음 문제는 인피니티가 미워질 정도였다. 가속 때마다 우렁차게 갸르릉대는 엔진음과 아스팔트를 가르는 바퀴 소리는 짜릿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부드러웠던 차가 시속 100km를 넘어서면서 풍절음을 뿜어내는 것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공간이 비틀린 것 같은 이질감이 든다.

그나마 이런 단점을 상쇄하는 것은 4,000만~6,000만원 전후의 저렴한 가격이다. 동급 프리미엄 모델과 비교하면 10% 이상 차이가 있다. 더 저렴한 경쟁자로는 기아차 스팅어가 있지만, 연비가 훨씬 높다는 장점은 무시할 수 없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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