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빠른 속도로 삼성전자를 추격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제조사들은 현재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인도 시장 상황에 맞게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J 시리즈를 앞세워 점유율을 올려온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와 타이젠 스마트폰으로 인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인도에 갤럭시S8 시리즈를 정식 출시했다./삼성전자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속도는 무척 빠르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급증했고 올해에는 약 1억3,0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될 전망이다. 휴대폰 평균 교체주기도 24~30개월에서 최근 20개월로 단축되는 추세다.

18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오포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은 인도 시장에 가격이 저렴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국 비보가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19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시장 점유율 7%을 차지,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작년 1분기 대비 성장률은 322%라는 엄청난 수치다. 

비보는 최근 인도에서 V5 시리즈로 인기몰이 중이다. V5 플러스는 5.5인치 LC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625 프로세서, 2,000만 화소·800만 화소의 전면 듀얼 카메라, 4GB 메모리와 64GB 저장 용량, 3,160mAh의 배터리 등을 갖췄다.  

게다가 비보는 인도의 400여개 도시에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4,700만달러(약 527억원)을 들여 5년간 인도 전통 스포츠인 카바디 리그의 스폰서로 나서는 등 현지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샤오미는 1분기 인도 시장에서 38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시장 점유율 14%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작년 1분기 대비 성장률은 322%로 비보와 같다. 특히 샤오미는 '다음에 구매할 안드로이드폰'을 묻는 최근 SA 조사에서 26%의 지지율을 얻었다.

최근 샤오미는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서지 S1'(Surge S1)을 처음 탑재한 미 5c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5.2인치 디스플레이,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3GB 메모리와 64GB 저장 용량, 2,960mAh 배터리, 지문인식 센서 등을 탑재했다.

샤오미는 올해 2분기 들어 인도에서 두 번째 공장을 열고, 인도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95%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 제조사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며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점유율 20% 안팎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인도에 갤럭시S8 시리즈를 정식 출시하는 등 중저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선보이는 갤럭시S8 시리즈는 모두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다. 

갤럭시S8 기본 모델의 인도 출고가를 5만7,900루피(102만4,000원)다. 한국 출고가 93만5,000원보다 비싸다. 인도 시장에서 갤럭시S8은 고가 스마트폰이지만 사전 예약 판매량이 기존 갤럭시S7 시리즈보다 4배 가량 많을 정도로 인기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삼성 Z4'(이하 'Z4')를 오는 10일부터 인도 전역의 휴대전화 판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 Z4의 가격은 5,790루피(약 10만2,000원)으로 저렴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샤오미 등이 인도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해 신규 단말을 출시하면서 인도 시장 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 시장에서 타 업체에게 자리를 내어준다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도 시장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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