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보험사들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일회성 이익에 그치면서 전망이 불투명하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의 깜짝 흑자로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기후가 온화했던 지난 겨울과 달리 올 여름 폭염이 예보되면서 휴가철 사고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생명보험사들은 수입보험료가 오히려 줄어들면서 수입보전에 먹구름이 끼었다.

▲ 24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에서 평균 24%의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일회성 이익의 비중이 높아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4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 1분기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32.8% 증가했다. 생명보험사들도 배당수익과 투자영업이익 덕분에 동기 순이익이 18.5% 상승했다. 평균 24%의 실적 개선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주머니 사정은 실적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실적 개선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안갯속이다. 생보사의 경우 단기적인 수입이 순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험사의 매출로 집계하는 수입보험료는 1분기 47조7,0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0.6%(2,677억원) 성장한 데 그쳤다.

일회성 수익의 거품이 빠지면 2분기 실적이 하락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렌트비 현실화 등 자동차보험 제도가 개선됐고, 혹한이나 폭설이 없이 무탈한 겨울을 난 덕에 자동차보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여름 휴가철은 자동차보험 사고율이 급등하는 시기다. 손해보험사들이 ‘이익을 봤다’고 할 수 있는 손해율은 77~78%선이다. 실적 개선으로 이번 1분기 78%까지 손해율이 보전됐지만, 여름을 지나면서 적정손해율의 벽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부동산처분이익 증가(2575억원) 등 보험영업 이외 영역도 순이익 상승을 견인하면서 다음 분기에도 이 같은 단기 수익이 없다면 분기 순이익 보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사는 저축성보험이 크게 줄면서 재무 건전성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만약 일회성 이익 실적이 없었다면 당기순이익이 하락할 뻔했다.

생명보험사도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70억원(18.6%) 증가한 1조5,74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의 호조에 따라 배당수익이 2,279억원 늘어나고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을 비롯한 투자영업이익이 2,747억원 증가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저축성보험의 감소로 수입보험료는 줄었다. 저축성보험이 큰 폭으로 줄면서 수입보험료가 4,687억원(1.6%) 축소됐다.

금감원은 일시적인 호재를 경계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손익 구조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을 앞두고 반짝 수익은 ‘훈풍’으로 보기에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사들은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가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려면 장기 수익성의 확보와 이익의 내부 유보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험사별로 IFRS17을 대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 확충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장기적 수익 모델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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