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코스피 지수가 연일 급등세를 펼치고 있지만, 매번 그렇듯 개인투자자는 큰 재미를 못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한달 동안 개인투자자가 금액 기준으로 많이 사들인 상위 종목 상위 30개의 평균 수익률은 –5.58%에 그쳤다.

▲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첫 2,360선을 돌파하며 장중 최고치를 기록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사진=한국거래소

반면 기관이 사들인 상위 종목 30개는 11.93%에 달했고 외국인 역시 9.77%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7.78% 오른 것을 감안하면, 개인은 지수에도 못미치는 형편없는 투자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또 개인들은 이 기간 ‘KODEX 인버스’에 429억원을 쏟아부었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436억원어치를 쓸어담는 등 오히려 하락장에 베팅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F-KOSPI200)’를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 기간 15.22%나 급락했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잔 KODEX 인버스를 451억원 내다팔았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 역시 26억원 내던졌다.

개인투자자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가연계증권(ELS)에 돈을 넣은 일부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좌불안석’ 신세가 됐다.

주가가 일정 단계 이상 상승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스텝업’ ELS 투자자들이나 원금보장형 녹아웃(knock-out) ELS 가입자들이 그렇다.

스텝업 ELS는 가입기간이 경과될수록 수익상환 조건이 낮아지는 구조의 스텝다운 ELS와는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 경우 수익을 지급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많이 올라 조정이 예상될 때 가입하기 적절한 상품이다. 하지만 상승장이 시작하기 전 가입했다면 지수가 그만 올라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에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대신증권과 동부증권이 발행한 스텝업 ELS 몇 개는 이미 녹인 구간에 진입해 잔존기간이 남아있지만 원금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지난해 5월말 발행된 ‘동부증권 해피플러스 1733호’의 삼성전자 녹인 가격은 192만3,000원이었다. 만기일인 12월 1일까지 발행 당시 삼성전자 주가인 128만2,000원의 15%를 넘어서면 무조건 원금손실을 입게 된다. 현재 230만원선인 삼성전자 주가수준을 고려하면 원금손실액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아웃 ELS는 해당 주가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아예 수익구조가 변경되면서 만기에 최소 수익인 확정금리만을 제공하게 된다. 지금처럼 삼성전자나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 수익률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이들 ELS는 스텝다운 등 다른 ELS에 비해 만기가 짧은 것이 특징”이라며 “자신이 투자한 ELS 가격대를 고려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되면 발을 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최영식 신한금융투자 OTC부장은 “중도 환매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코스피가 2,800포인트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왜 개인투자자는 이처럼 상승장에서도 손실의 아픔을 겪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정보 부족보다 오히려 정보에 지나치게 민감한 것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이 지나치게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 소외된 것”이라며 “단기적 뉴스에 반응하고 쏠리는 성향 등으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에 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주가는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데, 실적보다는 뇌동매매(남을 따라하는 매매)를 하는데다, 손절매 등 리스크 관리나 장기투자를 못하는 것이 개인투자자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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