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SK이노베이션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방법으로 딥체인지 2.0 시작을 선언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딥 체인지 1.0으로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의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며 “이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영전쟁터를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옮기는 딥 체인지 2.0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딥체인지 2.0 돌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김 사장이 말한 아프리카 초원이란 경쟁력만 있으면 생존뿐 아니라 성장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성장 정체를 겪던 SK그룹에 제시했던 ‘딥 체인지’ 개념을 가장 확실하게 풀이한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 사장 외에도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사 경영자들과 각 본부장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와 화학 분야를 거론하며 SK이노베이션을 지속 성장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김 사장도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 진보에 따른 사업 환경 변화를 설명하며 딥체인지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김 사장은 작년 사상 최대 실적, 지난 1분기 조단위 영업이익, 순 차입금을 14년말 약 8조원에서 1조원 미만으로 줄이는 등 성과를 열거하며 새로운 도전을 위한 체력이 충분히 확보됐음을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김 사장이 주장한 딥체인지는 두가지 방향이 있다. 우선 딥체인지 첫번째는 안하던 것을 새롭게 잘 하는 것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배터리와 화학 분야를 집중 공략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딥체인지 2.0의 특징. SK이노베이션 제공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350~1,000GWh로 성장이 기대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3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2018년까지 500km를, 2020년초까지 700km를 달리는 자동차 배터리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

화학사업은 기초 화학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중심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포장재와 자동차용 화학제품으로 무게를 옮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과감하고 지속적인 M&A뿐 아니라 미국 다우케미칼의 EAA사업 인수까지 진행 중이다.

두번째 딥체인지는 잘하고 있는 것을 훨씬 더 잘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와 윤활유 및 석유개발 사업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확대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석유사업에서는 동북아-동남아-중동을 연결하는 이른바 3동(東) 시장에서 생산-마케팅-트레이딩 연계 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히 동북아에서는 원유 공동 조달과 반제품 교환 등 수급 분야에서 협력 모델을 찾고, 북미에서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고급 윤활유의 핵심 원료인 그룹III 기유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인 윤활유사업. SK이노베이션은 이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여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구조도 개선하기로 했다. 그룹Ⅲ 기유 시장은 지난 ‘15년 4,200만톤에서 ‘25년 6,300만톤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석유개발사업(E&P)에서도 또다른 사업기회가 존재하는 만큼 전통자원은 베트남, 중국 중심으로, 비전통자원은 북미를 보고 다시 한 번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에서 셰일 자원을 생산 중이며, 올 초에는 석유개발사업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딥 체인지는 에너지·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플러스 알파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며 “에너지·화학 중심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의 딥 체인지도 새로운 딥 체인지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업가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영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딥 체인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는 급속히 커지게 될 것”이라며 “딥 체인지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시켜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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