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비가 18일 열린 '하이퍼리즘 레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레드'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솔비는 이 퍼포먼스를 '뮤직뱅크'에서도 보여줬다.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5년 여 만에 출연한 음악 프로그램이었지만 그 인상은 대단했다. 가수 겸 화가인 솔비가 5년 여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솔비가 새 앨범 ‘하이퍼리즘 레드’를 발매한 건 지난 달 18일이다. 발매 둘째 주인 5월 넷째 주 솔비는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에 연이어 출격했다. 솔비 개인적으로는 약 5년 만의 음악 프로그램 출연이라는 의미가 있었고, 아이돌 그룹들 중심으로 운용되는 음악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도였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뮤직뱅크’는 여기에 새로움 한 스푼을 더 투입했다. 평소 그림은 물론 퍼포먼스로도 자신의 예술관을 드러내고 있는 솔비는 이날 ‘레드’라는 곡을 통해 과감한 행위 예술에 도전했다.

‘하이퍼리즘 레드’의 수록 곡인 ‘레드’는 여성이 세상을 살아가며 입는 상처에 관한 곡이다. 방송에서 솔비는 맨발에 흰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덮여 가는 흰 천 위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온 몸에 페인트를 묻힌 채 바닥 위를 기어 다니는 퍼포먼스는 기존 가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것임에 분명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공간은 들썩였다. 일각에서는 솔비의 과감한 퍼포먼스를 “신선한 시도”라며 추켜세웠고, 다른 한쪽에선 “너무 새로워서 보기에 불편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솔비가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을 때 객석에서 웃음 소리가 터지기도 했다.

▲ '하이퍼리즘 레드' 쇼케이스에서 '프린세스 메이커'로 무대 꾸미고 있는 솔비

솔비는 이후 자신의 SNS에 “사회 속에서 튀는 존재를 다수의 사람들은 불편해한다. 낯설기 때문”이라면서 “세상은 소수의 의견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혁신은 그들의 헌신으로부터 시작됐다. 정답이 없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잣대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교만이라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다른 사람들과 자신이 다르다고 해서 그 길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나타낸 것이다.

‘레드’의 퍼포먼스는 여성으로서 받는 상처와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뮤직뱅크’에서 처음에 솔비가 몸에 묻히는 검은색의 페인트는 세상이 주는 상처를 의미하며, 이후 머리부터 뒤집어 쓰는 붉은색 페인트는 부활을 상징한다. 이후 솔비는 흰 페인트를 무대에 부은 뒤 이를 정성스럽게 색칠하는데, 이것은 상처를 치유하고 덮어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타이틀 곡 ‘프린세스 메이커’에서도 솔비는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 정해진 옷에 억지 미소. 틀에 맞춰 나를 맞춰 인형 놀이 그만해. 난 내 식대로 말할래”라며 뮤지션으로서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들에게 주로 포커스가 가는 가요계에서 솔비의 이 같은 시도는 다양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