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자동차 중역들이 총출동했다. 바로 13일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코나 발표행사다. 하와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터스튜디오를 보면서 현대차가 코나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현대차만 코나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소형 SUV시장,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까지 다양한 곳에서 코나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코나는 다양한 의미가 있는 차다.

▲ 코나에서 내려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 코나 이름처럼 하와이 휴양지를 재현해놓은 행사장에 어울리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현대자동차 제공

코나는 우선 하락세를 거듭해온 현대차를 다시 구원해줄 모델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최근 들어 생산량과 판매량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바로 부족한 SUV 라인업. 올 초 정몽구 회장은 SUV 라인업 강화를 천명했고, 코나를 그 첫 작품으로 내놨다.

이날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의 SUV는 2020년까지 A~E 세그먼트에서 풀라인업을 갖출 것”이라며 “코나는 그 첫걸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모델이 출시된 소형 SUV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는 데 대한 우려에 현대차는 경쟁차를 압도하는 상품성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작고 저렴하면서도 안전하고 주행성능이 뛰어나며 효율성까지 높은 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 코나 발표 행사 중 질문 답변 시간.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부회장(왼쪽 네번쨰)를 비롯해 현대차의 중역들이 모두 모였다.

실제로 공개된 코나의 제원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1.6리터 가솔린 터보와 디젤 엔진에 7단 DCT를 조합한 2가지 파워트레인은 각각 최고출력 177·136마력, 최대토크 27·30.6kgf·m을 낸다. 동급 모델과 비교해도 거의 최고 수준이다.

또 소형 SUV에서는 최초로 장착한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무선충전장치, 크렐 사운드 시스템 등 편의 기능을 비롯해, 전방 충돌방지(FCA), 차선유지(LKA) 등 운전자보조기능(ADAS)까지 고급 사양도 다수 탑재했다.

특히 코나는 소형SUV임에도 정 부회장이 강조한 것과 같이 높은 안정성을 구현해냈다. 초고장력강과 핫스탬핑 공법 부품을 대폭 확대했을뿐 아니라, 고장력강 비율을 최대로 높이고 구조용 접착재를 114.5m나 사용했다. 인장강도 120kg/㎟이상 급의 초고장력강 사이트 임팩트 멤버를 적용해 측면 충돌시에도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 이날 행사장은 휴양지 같은 분위기로 꾸며졌다.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1,895만~2,455만원으로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동급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급 사용자를 위해서는 튜익스를 적용한 플럭스 모델을 신설하고 2,250만~2,710만원에 가격을 책정했다.

게다가 디자인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면서 코나의 성공 가능성은 더 높게 점쳐졌다. 스타 디자이너인 루크 동커볼케 전무와 이상엽 상무가 참여해 독보적인 얼굴을 가진 코나는, CUV에 가까운 낮은 지상고에 듬직한 차체와 날렵한 라인으로 경쟁 모델과는 확실하게 다른 매력을 찾았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단지 내수 소형 SUV 시장을 뺏기 위해서 코나를 출시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소형 SUV 시장은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 코나는 우수한 상품성을 무기로 소형 SUV 시장 확대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 중으로 코나를 미국과 유럽 등에도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중국와 브라질, 인도 등에서는 ix25와 크레타를 계속 판매한다.

▲ 정의선 부회장은 직접 코나를 타고 나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코나는 현대차를 넘어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에서도 중요한 임무를 갖는다. 현대차가 코나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에서만 올해 2만5,000대, 글로벌 시장에서는 올해에만 4만1,000대 판매가 목표다. 침체를 거듭하던 국내 자동차 관련 업계가 코나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는 이유다.

코나는 현대차의 ‘클린 모빌리티’ 계획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날 정 부회장은 내년 중으로 수소전지차인 FE와 함께 코나 EV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코나 EV는 최대 390km를 달릴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쉐보레 볼트 EV와의 치열한 경쟁이 기대된다.

정 부회장은 “다소 늦은 시장 진출인만큼 더 완벽한 차를 만들기 위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현대차는 사람과 사람을 물리적으로 이어주는 회사다. 코나는 작고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차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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