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일자리 창출 정책이 때 아닌 암초에 부딪혔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은 공무원 증원에 쓰일 추경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 공공(부문) 일자리 관련 연관키워드 긍부정도/그래픽= 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야당 측은 공무원 증원에 수반될 예산의 경우 본예산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은 민간의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가 편성한 일자리 추경안을 살펴보면 일자리 창출 외에도 중소기업 청년 취업지원, 일자리 여건 개선, 서민생활 안정 등 공공 부문 외 정책 예산들이 포함돼 있다. 공공 분야를 넘어 일자리 환경을 개선하는 목적이다.

답답한 일자리 추경 속도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어떤 생각일까. 한국스포츠경제는 정부의 공공 일자리 창출에 대한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와 함께 5월 24일부터 6월 11일까지의 온라인 동향을 조사했다.

분석 키워드는 ‘공공 일자리’다. 뉴스,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트위터 등 온라인 채널에 게시된 글 8,638건과 댓글 16만6,495건을 분석했다. 특히 ‘11조 추경하여 일자리 11만개 만든다’ 기사가 보도된 지난 5일은 글 958건(기사 중 11%), 댓글 2만6,378건(댓글 중 15.8%)을 기록해 기간 내 가장 높았다.

관련 사안에 대한 긍·부정 평가는 부정적 의견(62.5%)이 긍정적 반응(37.5%)보다 많았다. 전체적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전제에 동의하지만 11조원의 예산 규모를 두고 찬반이 엇갈렸다.

먼저, 긍정적 의견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시작으로 민간 고용까지 확대되길 바라는 기대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재원이 부족한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긍정 평가 가운데 36%가 ‘어떤 공무원을 뽑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뉴스 댓글에 “인력이 부족한 소방, 경찰 직군의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데 동의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마당에 교사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게시했다.

‘비정규직의 정규화라도 찬성한다(21.4%)’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일자리 창출 예산이 기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데 사용돼도 문제가 없다는 풀이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공공부문 일처리 속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14.3%)’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동사무소를 비롯한 생활 민원 처리 인력들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관련 인력을 보충하면 민원 처리속도 역시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정권과 비교하는 의견도 뒤따랐다. ‘세금을 옳은 곳에 사용하고 있다(14.3%)’는 견해와 ‘기존 정권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7.1%)’한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 조원을 썼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기업에 일자리 창출을 맡겼다가 안 되니까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시작하면 기업도 따라간다(7.1%)’는 의견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정적인 평가는 주로 세금 사용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44%에 달하는 의견이 ‘국가재정 부담‧세금 인상 위험‧세금 사용 반대’로 모아졌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며 공무원 추가 채용이 국가 재정 부담과 세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인구대비 공무원과 교사 수가 많다(24%)’는 지적도 비교적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교원 채용 확대를 반대하는 의견은 긍정적 평가에서도 지적 사항으로 제기된 공통 분모다.

이어 ‘중소기업 살리는게 우선(20%)’ ‘청년 일자리 창출 방법이 잘못됐다(12%)’ 등 다양한 의견이 뒤따랐다. 공무원 수 확대를 떠나 시험 응시생만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연간 키워드를 살펴보면 ‘일자리’가 가장 많은 노출빈도를 보였다. 청년 실업 문제와 직결된 만큼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글 연관키워드 언급량은 ‘일자리(6,653건)’이 가장 많았고 ‘정부(4,495건)’ ‘공공(4,030건)’ ‘문재인(3,460건)’ ‘창출하다(2,880건)’ 순으로 이어졌다. 댓글 부문 언급량에서는 글 연관 키워드 노출 9위를 차지한 ‘공무원(1,550건)’이 최다 언급량(2만3,681건)을 보였다.

리비 관계자는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찬반 여론은 결국 세금의 사용처가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라며 “긍정 의견에서도 꼭 필요한 일자리 창출은 찬성하지만 의미없는 공무원 일자리 증가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비즈 빅콘(빅데이터 콘텐츠)이란?

 ‘빅콘’은 실시간 이슈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콘텐츠다. 한국스포츠경제가 ‘스포비즈지수’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차별화 콘텐츠로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진행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Leevi)와 협업한다.

채성오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