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현대자동차도 드디어 소형 SUV를 내놨다. 이름은 하와이 휴양지 이름을 딴 코나다. 내수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까지 공략하는 글로벌 전략 모델이다. 발표 행사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내수 시장이 형성된지 무려 5년 뒤에야 나온 차인데도 코나는 좀처럼 야심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내수 연간 판매목표가 4만5,000대. 사실상 시장 선두로 뛰어오르겠다는 의지다. 유럽 판매 목표도 연간 10만대 수준. 후발주자의 꿈 치고는 거창하다.

▲ 현대차 코나(왼쪽)와 쌍용차 티볼리.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코나의 말이 단지 허풍만은 아닌 것 같다. 코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들인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후발주자인 코나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압도적인 상품성이라고 밝혔다.

코나가 소형 SUV 시장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할까. 현재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중인 쌍용차 티볼리와 비교해보면 쉽게 보일 듯 하다.

코나는 우선 SUV의 본분인 주행성능에 상당한 노력을 들였다. 출시 모델은 1.6리터 가솔린과 디젤 엔진 단 두 종. 하지만 성능에서만큼은 경쟁 모델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SUV의 꽃인 디젤 모델에 코나는 eVGT 엔진을 넣었다. 최고출력이 136마력에 최대토크가 30.6kgf·m나 된다. ‘핫해치’로 잘 알려진 i30와 같다. 티볼리는 최대토크는 같지만 최고출력이 113마력으로 다소 떨어진다.

▲ 현대자동차는 코나 출시 행사에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맡기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가솔린 모델에는 아예 터보를 달았다. 최근 시장 인기를 반영한 것이다. 최고출력이 무려 177마력, 최대토크 27kgf·m이다. i30보다 최고출력이 약간 떨어지지만 토크는 디젤 엔진 못지 않아 ‘핫 SUV’라고 부르기에도 충분한 성능이다. 반면 티볼리는 자연흡기로 최고출력 124마력에 최대토크 16kgf·m에 불과하다.

특히 코나는 여기에 7단 DCT를 조합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뿐 아니라 높은 연비까지 실현해냈다. 현대차가 밝힌 코나 가솔린 모델 연비는 무려 12.8km/ℓ. 티볼리(11.4km/ℓ)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디젤 모델 역시 16.8km/ℓ로 개발 중이어서 티볼리(14.7km/ℓ)를 압도할 전망이다. 티볼리는 아이신 6단 변속기를 쓴다.

주행감에서도 코나는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해 토션빔을 쓴 티볼리보다 한 수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가지 코나의 장점이 있다면 낮은 키다. 코나는 전고가 1,550mm에 불과하다. 티볼리는 1,590mm다. 또 코나는 바닥까지 낮춰 운전자 승하차 편의도 높였다.

그렇다고 코나가 소형 SUV 시장을 쉽게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에는 티볼리의 장점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선 티볼리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 자동변속기 기준 티볼리는 1,811만원부터 판매된다. 1,895만원부터 시작하는 코나보다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옵션까지 비교하면 경사로 밀림 방지, 긴급제동장치 등이 기본 탑재된 코나에 뒤쳐지기는 한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소형 SUV에서 낮은 최저가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 쌍용차 티볼리는 차량뿐 아니라 옵션 가격도 저렴하다. 쌍용자동차 제공

외관 디자인에서도 티볼리는 분명한 장점을 가진다. 소형 SUV 답지 않은 웅장함이다. 티볼리는 직선와 비례미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면서 B세그먼트임을 무색케 하는 위엄을 자랑한다. 소비자들이 소형 SUV를 구매하는 이유를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큰 차’로 드는 것을 보면, 티볼리는 소형 SUV라는 것에 충실한 얼굴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코나가 묻는다. 내가 왕이 될 상이냐고. 코나의 상품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여론이 많지만, 얼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다. 여성 소비자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소형 SUV 시장에서 코나에 대한 ‘얼굴 평가’는 마지막 도전 관문이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코나 사전계약. 그 성과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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