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트위지는 국내 자동차 산업 판도를 바꿔버렸다.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판 테슬라’ 출연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여러 기업이 전기차 시장 도전을 앞두고 있지만, 당장 트위지와 경쟁이 가능할만큼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모델은 2종으로 압축된다. 대창모터스의 다니고와 쎄미시스코의 R3 라인업이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르노삼성 트위지, 쎄미시스코 R3T, 대창모터스 다니고. 각 사 제공

이 두 회사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했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대창모터스는 카트 전문기업으로 ‘야쿠르트 아줌마’가 타고 다니는 카트도 만들었던 곳. 다니고는 바로 이런 노하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쎄미시스코는 본래 반도체 관련 기업이지만, 다양한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중이다. 상용차인 전기 지게차와 D2가 먼저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역삼륜차 R3 라인업은 트위지를 겨냥해 최근 준공한 세종 공장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뒷열의 짐칸과 좌석 여부에 따라 R3G, R3C, R3T로 구분된다.

트위지와 같이 바퀴가 4개인 차는 다니고다. R3는 앞바퀴가 2개, 뒷바퀴가 1개인 역삼륜 자동차다. 아무래도 안정성면에서는 다니고가 더 앞설 수밖에 없다.

실제 최고속도도 다니고는 트위지와 같은 시속 80km다. 반면 R3는 66km/h까지 밖에 낼 수 없다.

다른부분에서도 다니고는 트위지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최대 주행거리가 100km다.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도 3시간 30분. 공차중량도 배터리를 제외하고 430kg이니, 배터리를 끼우면 475kg인 트위지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배터리 용량은 6.6kWh로 트위지(6.1kWh)보다 크다. 그런데도 주행거리가 같은 이유는, 최고 출력이 15kW로 트위지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트위지는 12.6kW로 다니고에 약간 못미친다.

여기에 다니고는 후방카메라와 유리창, 에어컨 등을 장착하며 트위지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트위지는 이런 옵션들을 포함하지 않아 다소 투박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런 다니고와 비교하면 R3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R3는 배터리 용량이 4.3Kwh. 최대 주행거리는 65km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도 66km/h까지밖에 못낸다. 충전시간도 3.7시간으로 길다. 공차중량도 510kg으로 무거워서 부담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R3가 상품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R3는 뒷열 적재 공간에 따라 모델을 3가지로 세분화했다. 트위지는 1인승과 2인승 단 두가지 뿐. 그런데 R3는 2인승 모델인 R3T와 트럭형 짐칸을 장착한 R3C, 가방형 짐칸을 실은 R3G가 있다.

차량 크기를 보면 R3의 적재 능력을 짐작해볼 수 있다. R3는 전장이 2,469~2,495mm로 트위지(2,338mm)와 다니고(2,300mm)보다 길다. 키도 1,550~1,667mm로 1,400mm대인 트위지와 다니고보다 크다.

R3는 원동기 면허만 있으면 운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초소형차의 주 수요층은 배달업계로 추정된다. 오토바이에 익숙한 배달 근로자들에게는 원동기와 같은 방식인 3륜차가 익숙할 수 있다.

가격면에서도 R3가 트위지와 다니고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지와 다니고는 1,500만원대, 지원금을 받으면 500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됐다. 쎄미시스코는 R3를 이와 차별화된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공언한 상황. 2륜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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