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상승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 관련주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IT 종목의 상승세로 주도 장세가 끝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특히 이들 종목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매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26일 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5.11% 하락한 6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이틀 전일 지난 24일 장중 기록했던 7만3,000원에 비하면 8.49%나 하락한 수치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전일 지난 2분기 매출액 6조6,923억원, 영업이익 3조507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뒤여서 충격은 더 컸다. 

사진=SK하이닉스

국내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면서 호들갑을 떨었지만 주가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그 낙폭이 커서 단순한 차익실현 매물이라고 보기에는 단기간에 급락세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그간 상승세를 주도했던 외국인이 24~25일 단 이틀간 3,000억원가량의 매물을 쏟아냈다.

일부 국내 증권사에서도 SK하이닉스 실적이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데 의문을 표했다. 

박건영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종목의 주가는 아무리 호황이어도 6개월 후 또는 좀 더 길게 잡아도 9개월 후 예측의 정확성은 타 산업 대비 매우 떨어진다”며 “빡빡했던 D램(RAM) 수급은 하반기부터 점차 완화되고 낸드(NAND) 역시 고용량 스마트폰 수요로 3분기까지는 타이트했다가 4분기에는 수급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실적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또 이날 홍콩 증권사인 크레디리요네(CLSA)의가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투자의견을 ‘매도’로 각각 제시하면서 삼성SDS가 8.95% 급락세로 마감한 것도 IT업종 주도 장세에 대한 회의론을 키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IT업종 종목이 지나치게 오르면서 거품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더 이상 국내 증시에서 상승세를 이어나가기만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그간의 상승세에 따른 단기적인 조정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반도체의 호황이 지속될 것이냐는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선터장은 “외국인의 IT 매수세가 끝났다고 보긴 어렵고 그간 승승세에 따라 충분이 조정이 올 수 있는 시기”라면서도 “반도체 경기가 ‘슈퍼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둥의 말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다만, 반도체 경기가 꺽인다고 해도 IT업종 종목의 주가가 단번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다보니 피로도가 쌓여서 쉬어가는 것으로 본다”며 “향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증시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어서 이번 기회를 저가 매수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센터장은 “반도체 사이클은 공급 부족에 투자계획도 나오지 않으면서 내년까지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수 밖에 없고 관련주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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