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사회 케이닉스 프로그램 '개가'

 

지난 22일 미국 사라토가 경마장에서 열린 MSW 경주 중계 화면.  '미스터 크로우'(오른쪽)가 선두로 역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한국마사회가 소유한 경주마 ‘미스터 크로우(Mr. Crow)’가 지난 22일 미국 사라토가 경마장에서 열린 MSW 경주(1,200m)에서 2위와 11마신차(26.4mㆍ1마신=2.4m) 대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선두로 나선 미스터 크로우는 막판까지 단 한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MSW 경주는 매년 7월말부터 2달 간 개최되는 사라토가 경마 시즌의 메인 경주 가운데 하나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인 만큼 사라토가 경마 시즌에 전 세계 경마관계자가 가지는 관심도 상당하다.
현지 언론들은 미스터 크로우에게 ‘라이징 스타(Rising Star)’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연간 2만두가 넘는 경주마가 쏟아지는 미국에서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는 쉽게 갖기 힘든 영예다.
미스터 크로우의 선전은 ‘케이닉스’ 사업이 성공궤도에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케이닉스 사업은 유전자정보를 활용해 경주마를 선발하고 최적의 교배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마사회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추진 중인 장기 프로젝트다. 국내산마 개량을 통해 수출을 확대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한국 경마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취지다.
마사회는 케이닉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금까지 유전적 능력이 뛰어난 경주마 13두를 선발해 관리 중이다. 미스터 크로우 역시 지난 3월 미국에서 구입한 경주마다.
마사회에 따르면 케이닉스 프로그램의 정확도는 현재 0.75 이상으로 상당히 높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유명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됐으며 관련 특허도 4건에 달한다.
성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미스터 크로우의 활약에 앞서 ‘제이에스 초이스(J.S. Choice)’는 지난해 데뷔 3전만에 브리더스컵 출전을 확정 지었다. 브리더스컵은 NBC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방송 될 정도로 권위 있는 대회다. 대회 우승마의 씨수말로서 가치는 200억원까지 급등한다는 것이 마사회의 설명이다. 제이에스 초이스는 비록 대회 당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지만 대회 출전만으로 의미가 컸다.
미스터 크로우는 지난달 데뷔전에서 바깥 8번 게이트를 배정받고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어 한 달 만에 MSW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구매 당시 상장된 300여두 가운데 케이닉스 평가 결과가 가장 우수했던 덕에 씨수말로서 가치도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스터 크로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초미의 관심사는 미스터 크로우의 브리더스컵 출전 여부다. 통계상 한 해 미국에서 태어난 2세마 가운데 단 0.2%만이 브리더스컵에 출전한다. 이것이 실현되면 시행 3년째를 맞고 있는 케이닉스 사업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제이에스 초이스와 마찬가지로 미스터 크로우를 스테이크스 경주에 출전시킨 후 이를 기반 삼아 11월 열리는 미국 브리더스컵에 출전시킬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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