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초소형 전기차가 대형 마트로 진출했다. 첫번째 주자가 바로 쎄미시스코 D2다. 이마트와 스타필드 등에 들어설 엠라운지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전시 및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운 좋게도 D2를 타볼 기회를 잡았다. 지난 27일 이마트 하남점을 찾았다가 쎄미시스코 관계자를 만나 운행 중인 D2 시승을 허락받은 것이다. 여건상 길게 타볼 수는 없었지만, 동네 대형 마트를 가는 정도의 기분은 느껴볼 수 있었다.

직접 타본 쎄미시스코 D2. 쎄미시스코 관계자가 실제로 서울사무실과 세종 공장을 오고가는데 쓰는 차다./한스경제

D2를 직접 보면 생각보다 작지 않은 크기에 당황할 수도 있다. 길이는 2,808mm로 짧은편이지만 폭은 1,499mm로 경차보다 약간 좁은 정도다. 높이는 1,555mm로 오히려 경차보다 크다.

작지 않은 크기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충분하다. 체구가 큰 편인데도 운전석에 포근하게 앉을 수 있었다. 누울 정도로 시트를 밀어도 괜찮았다.

시동을 켜니 9인치 디스플레이도 함께 조용히 켜졌다. 또렷한 화면과 심플한 인터페이스가 눈에 띈다. 하지만 아직 출력 가능한 언어가 중국어밖에 없어서 실제로 사용해보지는 못했다. 출시 전까지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탑재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변속은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칼럼시프트를 쓴다. 와이퍼 작동 레버 밑에 달린 막대에 스위치를 누르면 중립과 드라이브, 후진으로 바꿀 수 있다. 덕분에 운전석 오른쪽 팔걸이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는 변속이 안되기 때문에 굳이 복잡한 변속기가 필요치 않다.

차량 편의 기능도 꽤나 그럴 듯 하다. 사이드 미러 조절 버튼./한스경제

D2는 여느 전기차처럼 D모드로 바꾸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뗀다고 해서 전진하지 않는다. 꼭 가속 페달을 밟아야 모터가 굴러간다. 페달을 밟으니 바퀴가 매끄럽게 땅을 딛는 기분이 볼트EV에도 비견할만 하다. 공차 중량은 766kg에 토크가 85kg·m이나 된다. 

아무래도 차가 작으니 안정감은 다소 떨어진다. 그렇다고 불안한 정도는 아니다. 서스펜션이 다소 딱딱한 느낌은 있으나, 초소형차가 주로 시내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사용에는 문제가 없다.

속도 제한은 80km/h다. 60km/h까지는 충분히 잘 달린다. 이를 넘어서면 약간 힘이 딸리는 느낌이지만, 초소형차로 빨리 달릴 일이 흔치는 않을 것 같다. 모터는 15kW의 힘을 낸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20 정도다.

과속방지턱을 넘으면서 걱정도 덜었다. 차체가 꽤 단단하다. 중국에서 피아트를 만들던 회사가 차체를 개발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튼튼하다고 쎄미시스코 관계자는 설명해줬다.

차량 편의 기능도 꽤나 그럴 듯 하다. 공조장치 버튼 조작감도 괜찮다./한스경제

공조장치도 ‘빵빵’하다. 초소형 전기차 중에서 에어컨이 달린 차는 흔치 않다. 너무 작은 차라서 제대로 작동할까 걱정했지만, 전혀 아니다.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실내는 시원했다.

최고 주행거리는 약 150km 정도란다. 관계자들도 D2로 서울사무실과 세종 공장을 자주 오가고 있다고 하니 믿음이 간다.

딱 하나 걸리는 건 가격이다. 실제 판매가는 2,000만원을 넘고 보조금을 받아도 1,500만원 정도란다. 가격을 낮추려면 국내 생산이 필수인데,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쎄미시스코 관계자는 말했다.

연말에 공식 출시가 되면 제대로 타보기로 하고 차에서 내렸다. 약간은 아쉽지만 충분히 합격점을 주고 싶다. 초소형 전기차 대중화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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