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박근혜 전 대통령이 JTBC를 '이적단체'라고 하면서 얼굴이 빨개지시며 굉장히 흥분했다. 그날(독대 당시) 분위기가 얘기를 하고 부탁을 하고 그럴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혐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제 50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문에 나왔다./연합뉴스

2일 서울중앙지법 혐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제 50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문에 나서 이 같이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2월15일 박 전 대통령과 3차 단독 면담 당시 청탁이 오고 갈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그 상황을 회상하며 "(삼성)신사업 얘기가 끝난 뒤 박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이 부회장 외삼촌 아니냐. JTBC 뉴스는 왜 그러는거냐'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JTBC에 이적단체라는 단어를 쓰며 '중앙일보가 삼성 계열사이니 얘기하라'고 강하게 요구해, 오래 전에 계열 분리돼 별개 회사고 손 윗분이라 어렵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얼굴을 붉히고 더 화를 냈다. 어머니 홍라희 여사가 홍석현 회장의 누나이니 어머니께 얘기하라고 지시했다"며 대화의 마지막 끝부분에는 결국 JTBC 얘기로 시간을 다 할애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다 말했지만 당시 탄핵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일국의 대통령이 언론사를 언급한 것을 조서로 남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검사에게 말씀드렸고 남기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 씨의 승마지원을 언급하지 않았고, 승마협회 관련 회의때도 정 씨 지원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체 없었다고 재차 못 박았다.

이 부회장은 정 씨의 승마 지원이나 코어스포츠 용역 체결과 관련해 자세히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먼저 이 일을 파악해보려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한승마협회 관련 일에 관심이 없었고 회사에 일을 넘겼기 때문에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 믿고 맡겼다는 것.

이 부회장은 특검의 "공주 승마 사건이나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정유라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었는데 존재를 알지 못했냐"는 질문에도 "몰랐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관련)스포츠단체에 대한 후원 내역같은 것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가 설립하고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후원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3차 단독 면담을 했던 뒤 며칠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문자 메세지를 주고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 "최 회장 가족문제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말 한 것이 아닌 2015년 말, 지난해 초에는 최 회장의 가족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특검 측에 적극 해명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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