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진주형은 얼마 전 종영한 SBS ‘수상한 파트너’로 한 단계 성장했다. 극중 연쇄 살인범 정현수(동하)의 공범 고찬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수상한 파트너’ 주인공은 지창욱-남지현이 아닌 동하-진주형”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짧은 출연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신 스틸러로 부상했기 때문. “롤모델은 이민호”라며 팬심 가득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상한 파트너’ 끝낸 소감은?

운 좋게 날씨가 많이 더워지기 직전에 내 분량이 끝났다.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동하 형이랑 호흡이 좋아서 조금 더 같이 이야기를 끌고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중간에 끝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주변에서 선배 및 스텝들이 도와줘서 많이 배웠다.

-동하와 함께 범인으로 의심 받았다.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4~6회까지는 내가 범인인 줄 알았는데, 7회 때부터 아닌 것 같더라. 이 타이밍에서 감독님께 여쭤봤다. 감독님의 설명을 듣고 동하 형과 상의하며 연기에 차이를 뒀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았나?

감독님께 ‘범인이 누군지 모르고 찍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훼이크를 주는 범인으로 끝났지만, 방송 당시 많은 시청자들이 ‘고찬호가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면 불편할 것 같았다. 필요할 때 감독님께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전개상 범인에서 피해자로 자연스럽게 흘려갔다. 사실 촬영하면서 ‘난 어떻게 될까? 죽을까’ 항상 궁금했다. 마지막에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시체로 처리돼서 아쉬웠다.

-동하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원래는 범인을 하고 싶었는데, 이미 동하 형이 캐스팅 된 상태였다. 동하 형이 정말 잘했다. 내가 그 역을 맡았다면 또 다른 그런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고찬호 캐릭터를 하면서 동하 형 보다는 주목 받기 힘들 것 같다.

-소속사 선배였던 지창욱과 호흡한 소감은?

정말 편하게 대해줬다. 편해야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사실 현장에서는 말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형도 연기에 집중해야 하니까. 또 서로 대립 아닌 대립 관계여서 현장에서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옆에서 본 남지현은?

나보다 한 살 어린데 성숙하더라. 촬영하면서 몇 번 얘기를 나눴는데 정말 착했다. 서로 연기 호흡 하면서 ‘집중력이 좋구나’ 생각했다. 많이 배웠다.

-‘수상한 파트너’는 본인과 동하 같은데?

주변에서 그 얘기를 많이 하더라. 드라마 보면서 부모님도 그렇게 말했다. 동하 형과 케미가 잘 살았다. 형이 현장에서 조언을 많이 해줘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다.

-주변 반응은?

4회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고찬호가 범인 아니냐’는 네티즌의 반응이 나와서 ‘반은 성공 했구나’ 생각했다. 주변에서는 ‘너 죽었냐? 범인이냐? 나쁜 놈’ 등의 반응이 많았다(웃음). 범인이 누군지 모르니까 말해줄 수 없었다. 진짜 몰라서 말 못하는 거였다. 실종됐을 때는 다들 너무 궁금해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

-‘수상한 파트너’와 ‘화랑’ 비교해보면?

‘화랑’은 사극이라서 가발 쓰고 분장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잘 모를 줄 알았다. 올 초 말레이시아에 영화를 찍으러 갔는데 공항에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더라. 되게 신기했다. ‘화랑’은 한국 보다 해외에서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 ‘수상한 파트너’는 국내에서도 많이 알아봐준다.

-‘화랑’은 사전제작으로 촬영했다. ‘수상한 파트너’와 차이는?

장단점이 있다. 사전제작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조금 쳐진다. 대신 준비할 시간이 충분해서 대본 연구를 많이 할 수 있다. ‘화랑’ 때 8개월 동안 형들과 같이 촬영해서 재미있었다. ‘수상한 파트너’는 거의 생방송으로 촬영했다. 대본을 기다리면서 앞으로 내용이 예측이 안 돼 연기 디테일적인 부분이 걱정됐다. 그래도 피드백이 바로 오고 모니터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남자들과 케미가 좋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작품 7개에서 남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여배우와 연기하는 게 꿈이다(웃음). 멜로, 로코 연기를 꼭 하고 싶다. 센 악역이나 주말드라마 속 철부지 막내아들도 자신있다.

-2012년 데뷔 후 힘들었을 때는?

2년 전 많이 힘들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잘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난 정체기인가?’ 생각했다. 시기하지 않고, 평소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기다렸다. 지칠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그 때뿐이다. 배우들은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고 남들 보다 더 불안한 직업이지 않냐. 조급함은 많이 없어졌는데 불안감은 있다.

-동료 중 잘된 친구는 누가 있나?

AOA 설현은 중학교 때부터 봤다. 고원희와 이태환은 같은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출신이다. 채수빈과는 건국대학교 동기다. 예고나 연극영화과에서는 먼저 데뷔해서 현장 나가는 게 친구들 사이에서 최고였다. 사람마다 때가 있으니까.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쇼핑몰 모델로도 활동 중인데?

옷을 정말 좋아해서 패션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다. 소속사에서도 흔쾌히 허락해줘서 쉬는 날 모델 활동을 하고 있다.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거의 감식반 옷만 입었다. 남지현 선배와 붙는 신이 있을 때는 조금 예쁜 옷을 입었다.

-영어를 잘 하던데?

어렸을 때 캐나다와 싱가포르에서 살았다. 지금은 많이 까먹어서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동남아 영화를 3개 찍었는데, 다 영어로 연기했다. 통역 없이 감독과 얘기하고 의견 나눈 게 가장 좋다. 스텝들과도 굉장히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

-롤모델 삼고 싶은 배우는?

이민호 선배를 닮고 싶다. 외모적으로나 연기 톤, 분위기 등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이민호 선배가 나온 작품을 거의 다 챙겨봤다. ‘선배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극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는지’ 등을 분석했다. ‘상속자들’은 여러번 반복해서 봤다. 김은숙 작가의 팬이기도 하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 ‘미스터 선샤인’에 영어를 잘해야 되는 캐릭터가 많다고 하더라. 강점을 살려서 작은 배역이라도 꼭 출연하고 싶다.

사진=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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