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영화계와 여성계가 김기덕 감독의 폭행 및 강요 혐의를 주장하는 여배우 A모씨와 관련된 공식입장을 밝혔다.

전국영화산업노조, 여성영화인모임,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영화계와 한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126개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로 구성된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적인 영화 제작 환경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감독과 배우라는 절대적인 권력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다”라며 “촬영장에서 배우에게 대본에도 없는 성적 행동을 지시하고 폭행하고 모욕을 주며 명예를 훼손했다. 이러한 현실이 이번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속된 영화계이 관행임에 주목한다. 인권을 보장하고자 오늘 우리는 함께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A씨가 4년이나 지난 일을 왜 이제야 들춰내냐는 무분별한 비난에 대해 “피해자 분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당시에도 상담소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상담 빛 진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연기지도이자 연출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상처받은 배우 분에게 사과드린다고 한다. 그 동안 수없이 보아온 피고소인들의 답변과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판에 박힌 내용이다”라며 “언제까지 우리는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감독의 폭력과 모욕, 납득되지 않는 연출을 참아내며 영화를 찍고, 또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쓰러져가는 것을 보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기덕 감독은 피해자가 상처 받기보다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수치심은 피해자 몫이 아니라 가해자의 몫이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엄정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고 장자연씨 사건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연예계의 뿌리 깊은 문제다”라며 “피해자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사건 그 자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화노조를 비롯해 여성영화인모임,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영화계와 한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126개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교수 등 여성계와 법조계는 지난 7월 5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26일에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김기덕 감독을 강요, 폭행, 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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