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박서준은 최근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로코킹’ 이다. 종영한 KBS2 ‘쌈, 마이웨이’에서 겉으론 쌀쌀맞아도 묵묵히 내 여자를 챙겼던 매력의 소유자 고동만을 연기해 인기를 모았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영화 ‘청년경찰’(9일 개봉)로 관객을 찾는다. 박서준은 혈기왕성한 경찰대생 기준 역을 맡아 강하늘과 좌충우돌 코믹 브로맨스를 펼쳤다. ‘로코킹’에 이어 ‘브로맨스 킹’의 자리까지 넘보는 박서준이다.

박서준이 ‘청년경찰’과 인연을 맺은 건 벌써 지난해다. 영화 ‘코알라’(2013년)로 김주환 감독과 인연을 맺은 대학동기 박진주로부터 ‘청년경찰’의 시나리오를 건네 받았다. 박서준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감독이 확실히 미국에서 오래 지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마블 영화에서 볼 법한 상황들이 보였어요. 유머러스하면서도 심각한 상황들을 가볍게 풀어나가는 설정이 재미있었죠. 한국영화에서는 많이 본 적 없는 표현들이 있는 것 같아서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또 저와 (강)하늘이의 호흡이 시나리오에서도 돋보였죠.”

‘청년경찰’에서 박서준과 강하늘은 마치 한국판 ‘덤 앤 더머’를 보는 듯하다. 어수룩하고 패기 넘치는 두 캐릭터 기준과 희열(강하늘)의 코믹 연기가 주를 이룬다. “재미있는 건 하늘이나 저나 이 영화를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굳이 웃기려고 노력하지 않았죠. 찍으면서 어쩔 수 없이 NG는 많이 났는데 나름 진지하게 촬영했어요. 우리가 웃으면 관객들께서 보셨을 때 재미없잖아요.”

극중 기준과 희열은 첫 만남 당시 티격태격하며 싸우지만 결국 ‘동지애’로 얽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아직 어리고 어수룩한 대학생이라는 설정만큼 사람의 대화에는 욕설이 꽤 등장한다. 박서준은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고등학생이 쓰는 수준의 욕을 썼다고 생각해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직접적인 단어나 표현은 쓰지 않았죠. 실제로 연기하면서 대학교 신입생 때 생각도 많이 났어요. 연극영화과 출신이다 보니 경찰대처럼 군기가 잡혀 있어서 기합도 자주 받았죠. 물론 기준이처럼 과감한 성격은 아니었어요.”

강하늘은 일명 ‘미담제조기’로 불릴 만큼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배우다. 박서준은 촬영장에서 모든 스태프를 알뜰살뜰 챙기는 강하늘을 보며 굴욕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영화보다 드라마 현장 경험이 더 많잖아요. 그래서 스태프도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하늘이는 막내들부터 이름을 다 외웠더라고요. 처음부터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죠. 그렇게 모든 이들에게 살갑게 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박서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르가 로맨스다. tvN ‘마녀의 연애’(2014년), MBC ‘그녀는 예뻤다’(2015년), ‘쌈 마이웨이’까지. 훈훈한 비주얼과 함께 여심을 설레게 하는 로맨스 연기에 특화된 배우다.

“제가 뭘 잘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로코’라는 장르에서 많이 부각된 것도 있지만 상대방과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죠. 계산적이라는 건 아니에요. 어떻게 표현해야 보는 분들이 진심으로 느끼실지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박서준과 강하늘의 열정이 담긴 ‘청년경찰’은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청춘물이다. 박서준은 획일화된 영화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청년경찰’이 흥행에 성공해 향후 청춘물이 많이 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작사나 배급사나 40대 한 명, 20대 한 명으로 배치된 시나리오를 선호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티켓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상업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에는 제 또래 배우들이 할 역할이 많은데 영화는 생각보다 기회가 적어요. 오지랖일 수 있겠지만 모쪼록 영화가 잘 돼서 이런 작품들이 많이 생겼으면 해요.”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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