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배우 동현배는 스스로를 일컬어 “특출난 끼가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활약이나 최근 종영한 KBS2 ‘최고의 한방’에서 MC 드릴로 보여준 코믹 연기, 데뷔 때부터 늘 가지고 있는 탄탄한 몸 같은 것들이 사실은 타고난 건 아니었다는 거다. “더 노력해야지. 노력을 하면 되겠지. 노력을 하면 사람들이 알아주겠지.” 동현배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늘 이렇게 자신을 다잡아왔다.

“옛날에는 스스로를 끼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여러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 끼가 특출 난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 거죠. ‘이 친구들과 경쟁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답은 연습 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저런 발상을 하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싶은 동료들을 보며 ‘저런 기발함은 없으니 노력의 천재라도 돼야겠다’고 다짐했죠.”

그 후로 말 그대로 죽도록 연습했다. MC 드릴 역을 맡게 된 후로는 랩을 연습했고, 언제 필요할지 모르니 몸을 만드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노력의 결과를 조금씩 주위에서 알아주기 시작했다. ‘최고의 한방’에서 PD 겸 배우로 활약한 차태현은 동현배를 일컬어 “시키는 걸 다 잘하는 배우”라고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차태현 선배가 ‘할 수 있겠니?’라고 물었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할 수 있어?’가 되더니 ‘할 수 있지?’까지 가더라고요. 어느 날은 ‘현재는 내가 하라는 건 다 척척이야. 시키는 걸 다 잘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그렇게 뿌듯하더라고요. PD가 요구하는 디렉션을 다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연습 많이 하지마’였어요. 연습을 많이 하는 게 당연한 건데, 그 기준에서 봐도 연습을 너무 많이 한다는 거예요. ‘좀 더 내려놔. 적당히 연습하고 와서 해. 너는 연습을 너무 해서 준비한 티가 날 때가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동현배는 며칠 뒤 화보 촬영이 있어 식단조절과 운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평소에도 몸 관리를 위해 애를 많이 쓴다고 했다. ‘최고의 한방’을 찍으면서도 식이조절을 하려 했는데, 자산 때문에 스태프들까지 밥을 먹지 못 하는 걸 보고 식당에 같이 가서 밥을 산 적이 여러 번이었다. “

“틈 나는 대로 팔굽혀펴기를 해요. ‘최고의 한방’ 초반에 벗는 신들이 있어 미리 준비해서 몸을 만들어 놨고, 그 이후로는 유지를 위해 노력을 많이 못 했어요. 아무래도 체력이 달리니까 초콜릿도 먹게 되고 스태프들이 밥 안 먹으면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해서 먹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먹고 운동을 안 하면 바로 찌는 체질이거든요. 그래서 후반부에는 살이 좀 붙었죠. 아마 동생도 그럴 건데 계속 관리를 하는 거겠죠.”

동현배는 인터뷰 후 저녁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식사 이야기가 나오자 몇 번이나 울상이 됐던 얼굴을 기억한다. 물론 그렇게 말해 놓고 먹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동현배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1년에 두, 세 번씩은 오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 작품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혼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 왜 난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카페에 앉아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지’라는 생각들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자기 의심이란 것은 본인 스스로 만드는 거잖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할 때부터 자기를 의심하고 있는 거예요. 그럴 땐 다른 생각을 해야죠. ‘그래, 나 잘하고 있어’라고. 그리고 또 평상시처럼 연습을 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거죠.”

사진=임민환 기자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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