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이달 말 리암 갤러거, 더 모노톤즈와 함께 합동 공연 '리브 포에버 롱'을 진행하는 푸 파이터스가 내한을 앞둔 심경과 각오를 밝혔다. 얼터너티브 록의 전설 너바나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이 이끄는 푸 파이터스는 1995년 동명 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8장의 앨범을 발표, 전 세계적으로 2,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메가 밴드. '레버롱', '런 투 플라이', '베스트 오브 유', '워크' 등 여러 인기곡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데이브 그롤이 푸 파이터스를 대표해 전화 인터뷰에 임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있나.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약 8개월 전부터 새로운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작업을 했다. 지난 4~5년 동안 너무 바쁘게 일하고 생활을 해서 조금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새 앨범 작업도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우리끼리 하기 시작했다. 팝 프로듀서와 작업을 한 건 처음이라 즐거웠다. 약 5~6개월 간 작업을 한 이후 우리가 새 앨범을 만들고 있다는 걸 주변에도 알렸다.

-푸 파이터스와 너바나를 떼고 생각하기 어려운데.

"푸 파이터스로 활동한 지도 20년이 넘어서 우리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 너바나를 모르는 세대가 있다. 내가 너바나에서 드럼을 쳤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도 꽤 많다. 가끔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난 다른 밴드에서 드럼을 치면서 (음악을) 시작했어'라고 말하면 그들이 내게 '그게 어떤 밴드였느냐'고 묻는다. 이 때 너바나라고 대답하면 엄청나게 놀란다. 난 너바나였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 커트는 대단한 작곡가였꼬 우리 셋이서 무대 위에서 만들어 낸 그 소리들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 한 것들이었다. 처음 푸 파이터스를 시작했을 때는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푸 파이터스가 하는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10주년, 20주년 기념일이 돌아올 때마나 너바나가 우리 문화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자랑스러워진다. 평소에도 가족이나 친구들, 멤버들과 함께 너바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푸 파이터스로 2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데, 장수 활동의 비결이 있다면.

"'NO'라고 말할 때를 아는 게 비결이다. 사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중심에 있다면 다른 것들은 쉽다. 그것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의 목표는 라이브를 정말 잘하는 밴드가 되는 것이었고 거기에 집중했다. 그 외에는 밴드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점인 것 같다. 꼭 멤버들뿐만 아니라 사운드 엔지니어, 투어 매니저 등 우리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과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내 생각에 다른 무엇보다 가족을 우선 순위로 두게 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어 왔지만, 서로를 소중하고 생각하고 함께하는 것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 이겨낼 수 있었다."

-최근 새 싱글 '런'을 발매했다.

"'런'을 비롯해서 이번 앨범은 여러 면에서 심사 숙고하며 만든 음악이다. '런'은 반복되고 억압된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고, 어딘가에서 평온을 찾는 것에 대한 곡이다. 멜로디, 사운드, 펴녹 등 모든 면을 굉장히 세밀하게 살폈다."

-새 앨범 '콩크리트 앤드 골드'가 다음 달 발매되는 걸로 아는데.

"사실 이 앨범을 만들기 전 우린 모두 지켜 있었다. 지난 투어에서 내가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거의 50~60개 공연에서 의자에 앉거나 휠체어에 타거나 목발을 짚고 있어야 했다. 투어가 끝나자 정말 기운이 다 빠져 버려서 모두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한 6개월 정도 지났는데 곧 모여서 음악을 연주하고 싶어했다. 그런 환경에서 작업한 게 이번 앨범이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어떤 앨범보다 많은 생각이 들어간 음반이다. 사운드적으로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다. 아주 세심하게 편곡했다."

-'2015 밸리록' 이후 2년 여 만의 내한이다.

"나는 내가 잘 알지 못 하는 나라에 가는 것이 즐겁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고 어떤 걸 기대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공연 전까지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한국 공연은 정말 최고였다. 우리가 그 투어에서 한 수십 개의 공연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공연 중 하나가 됐다. 관객들이 정말 미쳐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100%를 공연에 내던지는 관객들을 만나는 건 흥분되는 일이다. 그 때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우리는 꼭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다시 내한하게 돼 기쁘다."

-이번 내한 공연은 단독이 아닌 합동 공연이다.

"사실 모노톤즈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된 밴드다. 리암 갤러거는 당연히 여러 번 만났고 같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한 적도 많다. 전 세계 이곳 저곳에서 마주친다. 리암은 우리에게 친구이자 레전드이기 때문에 그와 함께하는 공연은 늘 기대가 된다. 공연 외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이다."

-이번 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새로 나올 앨범을 빨리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만들었던 모든 것들 가운데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앨범이다. 그리고 빨리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 지난번 공연이 워낙 굉장했기 때문에 정말 기대가 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훨씬 더 크고, 시끄럽고, 긴 공연이 될 것이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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