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극장가 최고 대목으로 불리는 여름 극장이 올해 유독 한산했다. 7월 극장 전체 관객 수는 4년 만에 최저 수준인 2,135만 명으로 떨어졌다. 8월에는 ‘택시운전사’의 흥행으로 2,988만 명을 기록하며 상승했으나 여름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긴 여름을 보낸 영화 관련 주가 하반기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흥행작의 부재로 한산한 여름을 보내다 보니 영화 관련 주가 역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 극장주(株) CJ CGV는 여름철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지난 4월 공격적인 해외 사업 추진으로 주가가 8만8,6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향세를 맞았다.

현재 6만4,300원(4일 기준)의 주가로 최고가보다 2만4,300원이나 떨어지며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남한산성’, ‘킹스맨: 골든서클’, 1~2편 통틀어 제작비가 무려 400억 원에 이르는 ‘신과 함께’ 등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만큼 CGV의 주가 역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CJ E&M의 주가 역시 상승 중이다. 올 상반기 CJ E&M은 ‘조작된 도시’, ‘임금님의 사건수첩’,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군함도’까지 내놓은 작품 모두 흥행에 실패하며 주가가 고꾸라진 바 있다. ‘군함도’의 흥행 실패 후 6만 원 때로 떨어진 CJ E&M은 7만5,600원의 주가를 기록하며 다시금 체면을 챙기고 있다.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달리 ‘남한산성’으로 유일하게 추석 대목을 노리는 만큼 주가 역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비 150여 억 원이 투입된 ‘남한산성’은 약 10일 간 이어지는 연휴 동안 어마어마한 관객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며 ‘도가니’ ‘수상한 그녀’로 연타 흥행을 이어간 황동혁 감독의 차기작이다.

반면 ‘택시운전사’로 돈을 번 쇼박스의 주가는 하향세를 맞고 있다. 전일 대비 1.25% 하락한 5,5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는 7일 설경구 주연의 ‘살인자의 기억법’ 개봉을 앞두고 있으나 CJ E&M의 ‘남한산성’과 달리 연휴 특수를 노리는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공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현빈의 신작 ‘꾼’, 곽경택 감독의 ‘희생부활자’가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NEW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해 ‘부산행’의 흥행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올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개봉작인 염정아, 박혁권을 내세운 공포영화 ‘장산범’은 더딘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NEW 영화의 관람객 수는 약 900만 명이다. 올해 남은 라인업인 ‘아리동’ ‘강철비’가 흥행하더라도 지난해(1,957만 명) 대비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가 역시 전년 대비 40% 가까이 하락한 7,000원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CJ E&M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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