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푸르덴셜생명이 지점장 투신에 재무설계사들이 집단 반발하자 관련 임원들을 대기발령하고 진상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재무설계사들은 최근 내부 게시판에 양모(58) 전 지점장의 투신에 책임이 있는 본부장 2명은 물러나고 회사는 유족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올렸다.

양씨는 지난 5일 오후 2시 15분께 서울 강남구 푸르덴셜생명 사옥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양씨는 최근 내부 평가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해 푸르덴셜생명과의 위촉계약이 해지됐다.

설계사들이 양씨의 죽음에 회사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양씨가 회사의 '물갈이' 인사에 희생양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설계사들은 푸르덴셜생명은 급여 수준이 높은 고령의 지점장을 신규 지점장으로 대체하려는 행보를 최근 몇년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양씨의 경우도 회사 측은 평가 결과가 좋지 않아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물갈이 차원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양씨가 맡았던 지점의 실적도 좋았고, 실력도 인정받아 왔다는 것이다. 그는 1996년 푸르덴셜생명의 재무설계사가 된 후 2001년부터 최근까지 16년간 지점장을 맡아 왔다.

푸르덴셜생명은 6개월마다 각 지점 평가를 실시해 실적이 낮으면 지점장 계약을 해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씨가 맡고 있던 지점은 생산 성과 결과는 회사 평균 이상이었지만 신입 보험설계사는 뽑는 리쿠르팅(채용) 점수가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에 양씨는 사망 전까지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입사할 예정이던 보험설계사 후보들을 영업본부장들이 면접에서 의도적으로 탈락시키고, 기존 설계사들까지 해촉 시키는 등 지점 평가를 불공정하게 처리했다며 평가에 대한 부당함을 강조해왔다. 또 커티스 장 푸르덴셜생명 대표의 면답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부분의 보험사는 본사 직원을 지점장으로 보내 보험설계사들을 관리하지만 푸르덴셜생명은 90년대 후반 지점장을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바꿔 언제든 계약 해지가 가능토록 했다. 이 점에 대해서도 양씨는 부당하다고 주장했었다.

커티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이번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경위에 대한 조사를 객관적으로 진실되게 진행할 것"이라며 "해당 본부장들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기로 해 대기발령했다"고 전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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