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경주 장면. /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경정에는 “모7 기3”이라는 속설이 있다. 경주의 승부를 좌우하는 것은 모터 성능이 70%, 선수 기량이 30%라는 뜻이다.

그만큼 경정 경주에서 모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대표적으로는 현 랭킹 1위인 66번(승률 77.9%, 연대율 92.6%, 삼연대율 94.1%) 모터가 꼽힌다. 뛰어난 직선력과 순발력으로 스로틀(가속) 레버를 잡고만 있어도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고 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경정 모터는 2년에 한 번씩 전체 교체를 하는데 새 모터가 들어오는 교체 초반에는 모터 기력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터 교체 2년차가 되면 기력에도 변화가 오고 더불어 보트의 영향으로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성능이 좋은 대표적인 모터들은 여전히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지만 나머지 모터들은 보트와 궁합에 따른 성적 변화를 보이고 있어 어느 때보다 보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 예로 1번(승률 37.3%) 모터는 팬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중상급 모터로 2016 시즌 여왕전에서 박설희(3기)와 호흡하며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 시즌 8회 1일차 2경주 온라인스타트 경주에 출전해 1코스 소개항주 6.99초로 우승이 유력했지만 함께 한 53번 보트(승률 12%, 랭킹 90위)가 모터의 기력을 받쳐주지 못하며 인기 순위 1위였던 장수영이 3착에 그쳤다.

지난 33회차 심상철이 사용해 세 경주 모두 1착한 7번 모터도 승률 33.7%, 연대율 53.5%, 삼연대율 71.0%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32회차에서 김희용이 사용한 후 단 한 차례도 2위권 입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원인을 분석해 보면 코스도 좋고 소개항주 및 스타트 타임에서도 좋은 기록을 보여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그 때 함께 한 13번 보트(승률 16%, 랭킹 80위)의 영향으로 1턴에서 모터 기력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밀리면서 순위권 밖의 성적을 보였다.

반대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보트도 있다. 현 보트 랭킹 1위인 89번(승률 31%, 연대율 51%)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초 8회 1일차 1경주 온라인 경주에 출전한 89번 보트는 소개항주 7.11초로 출전선수 중 세 번째를 기록했다. 5코스에 출전한 박설희가 7.05초로 인기를 모은 상황이었는데 선회형 선수로 분류되는 김정구(2기)가 4코스에서 과감한 휘감기 우승을 했다. 그 때 함께 한 157번(승률 20%, 연대율 38%, 삼연대율 58%) 모터는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성적을 보이지 못했는데 89번 보트의 좋은 수면 마찰력으로 1승을 챙겼다.

보트 랭킹 2위를 기록 중인 5번 보트도 89번 보트에 착순점은 다소 밀리지만 승률 34%, 연대율 53%, 삼복승 63%로 나머지 부문에서는 다소 우위를 점했다. 그 외 78번, 26번, 45번, 33번, 17번, 73번, 74번 보트 등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출전경주에서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경정 특성상 모터기력이 승패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트의 수면 마찰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보트 성적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선수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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