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10월 KBS 드라마를 구할 구원투수는 나타날까. KBS가 다음 달 두 편의 새 드라마를 론칭하며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최근 KBS2 채널의 드라마 성적은 부진, 또 부진이다. 핫한 스타들이 포진한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라인에서 KBS는 이렇다 할 화제성이나 높은 시청률을 모두 챙기지 못 하고 있다. 지난 5일 종영한 ‘학교 2017’는 지난해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1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갓세정’이란 별명까지 얻은 김세정을 주인공으로 기용했으나 4%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 하다 4.6%(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학교 2017’ 후속으로 방송 중인 8부작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1일 4.3%의 시청률로 막을 올린 뒤 2회 4.8%, 3회 4.1%로 ‘학교 2017’의 수순을 비슷하게 밟고 있다. 1970년대 후반의 대구를 배경으로 소녀들의 성장통과 사랑을 담은 이 드라마는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시킨다는 지적과 어색한 사투리 논란, 시대상을 충실히 구현하지 못 했다는 비판 등을 받고 있는 상태다.

수목극 사정은 더 좋지 않다. 김재중과 유이 주연의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맨홀)이 기대보다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 지난달 9일 3.1%의 시청률로 시작한 ‘맨홀’은 나날이 하락을 거듭하다 8회 무려 1.4%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는 역대 지상파 드라마가 기록한 시청률 중 가장 낮은 수치다.

KBS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다음 달 방송될 두 편의 드라마에게 자존심이 달려 있다.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중순께 KBS2의 ‘마녀의 법정’, ‘매드독’을 비롯해 tvN ‘변혁의 사랑’, OCN ‘블랙’, JTBC ‘더 패키지’ 등 무려 5편의 드라마가 론칭한다. KBS가 선보이는 ‘마녀의 법정’과 ‘매드독’이 이들 사이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마녀의 법정’은 정려원과 윤현민이 처음으로 만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드라마다. 여성아동범죄전담부의 팽팽한 긴장감과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등장 인물들의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정려원과 윤현민 외에 김여진, 최리, 김민서, 이일화 등이 출연한다. 승소를 위해서라면 인신공격이나 증거조작, 위증교사 등도 마다하지 않던 한 속물 여 검사가 성범죄 특별 전담부 검사로 발령 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랜만에 나오는 수사ㆍ법정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기대된다.

신뢰감 있는 배우 유지태와 OCN ‘구해줘’로 대세로 떠오른 우도환의 만남으로 주목 받고 있는 ‘매드독’도 10월 중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국내 드라마로서는 최초로 보험 사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유지태, 류화영, 김혜성, 조재윤 등이 보험 사기를 조사하는 사설 조직인 매드독 팀원으로 활약하며 우도환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하고 매력적인 인물 김민준을 연기한다. ‘매드독’은 천태만상 보험 범죄를 통해 리얼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매드독의 활약으로 답답한 현실에 시원한 카운터펀치를 날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과장’, ‘빅맨’ 등 휴머니즘이 가미된 장르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KBS가 ‘매드독’으로 그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아이윌미디어, '매드독' 티저 캡처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