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바비인형’ 한채영이 ‘엄마’로 돌아왔다. 영화 ‘이웃집 스타’(21일 개봉)에서 톱스타이자 중학생 딸을 둔 엄마 한혜미 역을 맡아 코미디와 모성애 연기를 동시에 펼친다. KBS2 예능 프로그램‘언니들의 슬램덩크2’에서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한 한채영은 이번 영화에서도 도도한 이미지에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 활동에 시동을 걸며 본격적으로 ‘워킹맘’으로 나선 한채영은 “다섯 살 아들이 행복의 근원”이라고 했다.

“아들이 한 살 한 살 커갈수록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죠. 이제 말을 잘 해서 같이 있는 게 행복해요. 시간이 날 때마다 아들과 놀아주려고 노력하죠. 아들이 유치원에 갔을 때 일을 하고, 유치원이 끝날 때쯤 일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이번 영화를 통해 가족도 너무 소중하고,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일과 가족 다 꾸준히 잘 맞춰서 병행하고 싶어요.”

한채영은 아들에게 자신의 직업이 배우라는 사실을 아직 알리지 않았다. ‘스타’ 한채영도 아들에게만큼은 평범한 엄마이길 바랐다.

“아직 TV를 많이 안 보는 나이라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잘 모르죠(웃음). 또 요즘은 워낙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아직 TV에 나오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한채영은 길고 긴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한다. 큰집에서 추석을 보내고 난 뒤 남편, 아들과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영화 홍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겠지만 추석 때는 가족과 꼭 함께할 생각이에요. 남편, 아들과 가족여행을 가려고 계획도 짰어요. 셋이 오붓하게 푹 쉬려고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한채영은 17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며 슬럼프에 빠져 지낸 적이 없다고 했다. 데뷔 초 고수했던 ‘신비주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했다.

“슬럼프야 뭐 누구나 다 겪는 거잖아요. 저는 성격이 참 긍정적인 편이라 우울함이 오래가진 않아요. 친구들에게 ‘나 우울해’라고 얘기해도 그게 3일 이상 간 적이 없어요(웃음). 슬럼프에 빠져 우울해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잖아요. 최대한 상황에 맞게 부족한 걸 채우려고 해요. 그래서 지금까지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한채영은 이 영화에서 거침없이 망가졌다. 바퀴벌레를 보고 허우적거리며 호들갑을 떨고, 김밥 한 줄 제대로 못 싸는 등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그 동안 도도한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이번 영화에서는 색다른 제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사실 영화를 ‘언니들의 슬램덩크2’보다 먼저 찍었거든요. 한혜미를 연기하면서 해맑고 허당기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한채영은 누구보다 바쁘고 정신 없는 20대를 보냈다. 하지만 30대에 들어서면서 좀 더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됐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마음가짐이다.

“어린 나이에는 ‘잘해야 돼’라는 마음으로 가득했죠. 늘 초조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웬만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우리 가족이 행복하면 돼’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채영은 자신을 대표하는 수식어 ‘바비인형’ 외에 불리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는 질문에 “왜 바꿔야 하냐”고 말하며 웃었다.

“어릴 때는 바비인형으로 불리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지금은 얼마나 감사해 하는지 몰라요. 정말 바비인형 같아서 그렇게 불러주는 건 아니니까요. 그냥 습관적으로 수식어가 된 것 같아요.”

코믹 영화로 관객에게 친근한 모습을 어필한 한채영은 향후 작품은 액션이길 바랐다. 김옥빈 주연의 ‘악녀’(2017년)같은 영화를 하고 싶다며 액션 연기에 욕심을 드러냈다.

“액션 영화를 해본 적은 없지만 꼭 해보고 싶은 장르에요. 사실 여자 영화가 많이 없기 때문에 ‘악녀’의 김옥빈이 부럽기도 했어요. 여성 원톱으로 영화를 끌고 가는 게 대단해 보이기도 했고요. 다음 장르는 ‘악녀’같은 액션물이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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