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거장’으로 불리는 감독들의 신작과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문화 블랙리스트 여파로 아직 한국영화 보이콧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BIFF 측은 화려한 상차림으로 관객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올해 부산 영화제는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일찌감치 내한을 확정한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 ‘마더!’는 인간의 불안한 심리를 극적으로 묘사한 영화다. 교외의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중년의 시인과 그의 젊은 아내, 그리고 그들을 찾아오는 이방인들을 그린 작품이다. 북미에서는 관객과 평단의 극명하게 엇갈리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전작 ‘블랙스완’으로 호평 받은 애로노트스키 감독이 국내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홍콩 액션 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오우삼 감독은 신작 ‘맨헌트’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1976년 일본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거친 남자의 세계, 범죄와 쌍권총 그리고 날아오르는 비둘기. 남자의 의리와 연대를 반복적으로 담아온 감독만의 세계와 인장은 어김없이 드러날 예정이다. 장한위, 후쿠야마 마사하루, 하지원 등 한·중·일 배우가 모두 출연한 화제작이다.

폭력과 순수의 하드보일드로 불리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신작 '아웃레이지 파이널'로 부산을 찾는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폐막작인 이 작품은 잔혹하고 냉철한 야쿠자 영화 ‘아웃레이지’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역시 기대작으로 꼽힌다. ‘판의 미로’로 어른들의 잔혹 동화를 섬세하게 연출한 감독의 환상적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외딴 실험실에서 일하는 벙어리 여성이 괴생명체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섬세하고 슬픈 가족 영화로 호평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신작 ‘세 번째 살인’은 승승장구하던 변호사가 사형이 확실시되는 살인범의 변호를 맡은 후 범행 동기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파헤쳐가는 내용을 담는다.

여성 감독들의 활약도 놓칠 수 없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은 어느 여인의 사랑과 아픔을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신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보여준다. 배우 문근영이 식물을 닮은 여인 재연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대만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이자 감독 실비아 창 감독은 폐막작 ‘상애상친’으로 부산 관객을 만난다. ‘상애상친’은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하며 다양한 결과와 섬세한 정서를 탁월하게 그려낸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연출한 정재은 감독은 일본에서 찍은 영화 ‘나비잠’으로 관객을 만난다. ‘러브레터’로 유명한 일본배우 나카야마 미호와 김재욱이 출연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일본 여성작가와 한국 청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방은진 감독은 박성웅 주연의 ‘메소드’로 관객을 만난다. 배우 재하와 스타 영우가 최고의 무대를 위해 서로에게 빠져들면서 연극과 현실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욕망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내용을 담는다.

사진=BIFF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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