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금융투자협회는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와 14일 오전 10시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2017 헤지펀드 콘서트(CONCERT)’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전국 대학(원)생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다.

이날 행사에서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위윤덕 DS자산운용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위윤덕 DS자산운용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사진=금융투자협회

원종준 대표는 ‘헤지펀드 시장의 이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원종준 대표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헤지펀드의 정의, 현황, 주요 특징 및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헤지펀드의 운용 전략 역시 초기에는 롱숏, 이벤트-드리븐 등 한정된 전략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 롱온리, 기업공개(IPO), 메자닌, 재간접 등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 대표는 롱숏 전략을 소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해 심하게 비판하지만 사실은 개인투자자 손실을 줄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가가 지나치게 오버슈팅(단기급등)되면 고점 투자자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데, 헤지펀드가 공매도를 통해 주가가 지나치게 치솟는 걸 막아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롱숏전략 구사를 참치 산업을 예로 들며 쉽게 설명하기도 했다. 같은 참치 산업군에 속해 있더라도 참치캔 원료인 가다랑어가 인상될 경우 원양어업 업체인 동업산업은 사고 참치캔 제조 업체인 동원F&B는 원재료 인상 압박이 심해지니까 팔아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의 아버지’ 리처드 세일러를 예로 들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숫자보다 심리가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원 대표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아무리 능력이 특출한 사람도 침체되는 산업에 속해있으면 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면서 “금융권이라고 다 같은 금융권이 아닌 만큼 현재 급성장하고 있고 향후에도 성장이 예상되는 헤지펀드 분야에 올라타라”고 조언했다.

원 대표는 황영기 금투협 회장이 우리은행장 시절 전문직군제를 도입해 공채로 입사해 주식운용부에서 일했다. ‘황영기 키즈’로 불리는 것처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를 넘나든 셈이다.

위윤덕 대표는 ‘투자에 대한 펀드매니저의 역할 및 자세’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복리 수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DS자산운용은 ‘은둔의 고수’로 불리는 장덕수 회장이 이끄는 헤지펀드 운용사로 잘 알려져 있다.

위 대표는 “창업자가 아닌 투자자인 워런버핏이 포브스 잡지 올해 부자순위 3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20% 초반의 꾸준한 복리 수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며 “펀드매니저 역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탄탄한 기본기와 글로벌 자본시장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복리 수익을 자신만의 숙련된 방법으로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 대표는 “과거 산업은행 자회사로 절대 망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한국산업증권에 재직했다가 회사가 무너지고 실직하는 아픈 경험을 했다”면서 “지금 좋아보인다고 안주하지 말고 젊었을 때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해서 자산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황성환 대표는 ‘헤지펀드운용사 창업스토리 및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황 대표는 특히 이날 어머니가 안계시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등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까지 공개하면서 대학생에 진심어린 강의를 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아버지 교육열로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유학가 서울대 공대를 다녔지만 직장생활로는 도저히 돈을 맞출 수 없다는 생각에 주식에 빠져들게 됐다”며 “그러다가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자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서 입사 제의가 와 제도권 금융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군 전역 후 서울대 주식 투자 동아리에서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코스닥에 투자하며 큰 수익을 거뒀고 각종 투자대회를 휩쓸었다. 이를 눈여겨 본 당시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은 그를 특채로 고유자산운용팀에 끌어들였다.

황 대표가 제도권에 머문 시간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는 대우증권을 박차고 나와  뜻이 맞는 직원들을 모아 2008년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 시절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면서 입소문을 탔다. 신한금융투자와 ARS(Absolute Return Swap:롱숏ELB) 사업을 함께 하면서 업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5월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할 당시 3,000억 원의 자금을 한꺼번에 끌어모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자산운용업은 최고의 성장산업”이라며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30살도 안된 어린 나이에 창업했지만 우수 인재를 모을 수 있었던 비결도 ‘조금이라도 종업원에 더 주자’라는 경영방침을 세운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금융투자업계 최초의 ‘종업원지주회사’로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높은 인센티브를 비롯해 매년 개최되는 해외 워크숍, 배당금 등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노력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헤지펀드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반기 단위로 마이너스(-) 수익을 낸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황 대표는 안정적 성과 비결로 한 명의 팀장이 모든 투자를 총괄하지 않고 주식과 대체투자(AI), 글로벌매크로, 메자닌(CB BW) 등 담당 펀드매니저를 따로 두는 ‘멀티매니저 시스템’을 꼽았다. 특정 매니저나 단일 전략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묻는 대학생에 “‘회사 들어와서 열심히 배우겠다’는 말을 절대 쓰지 마라.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며 “자신이 회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간의 성과를 부각해야 입사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세 명의 대표는 대학생들에 주식투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패를 해보면서 자신만의 투자방식을 정립해 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는 자산의 반은 안정적 대형주에 나머지는 테마주 등 이슈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