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약 3년 만이다. 에픽하이가 '신발장' 이후 오랜만에 새 앨범을 내고 컴백했다. 사랑, 이별, 일 등 우리 주변에 늘 있는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들로 사랑 받은 에픽하이는 이번에도 '공감의 힘'으로 차트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둬들였다.

투컷은 "발매 전에 우리끼리 '어떤 결과가 나와도 연연하지 말고 기대도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사실 난 기대했다"며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반응이 있어서 무척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연륜이 돋보이는 완성도와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가사. 여기에 오혁, 아이유 등 음악계에서 각광받는 피처링 진의 조화로 에픽하이는 오랜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타블로는 "우리가 벌써 30대 후반"이라며 "애써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우리 앨범에 참여해준 분들은 다 최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젊고 신선한 분들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풀어내는 가사나 이야기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의 우리"라고 설명했다.

피처링 진 섭외는 주로 투컷이 직접 했다. "아티스트와 아티스트끼리 교류하는 게 훨씬 더 수월하고 시간적으로도 더 빠르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도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는 투컷은 "오혁의 경우엔 굉장히 연락하기가 힘든 뮤지션인데 이번엔 메일과 문자를 보낸 뒤 5분쯤 뒤에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신곡 '연애 소설'은 이별 후 지우고 싶은 기억과 추억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곡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감정을 에픽하이 특유의 감성으로 담아냈다. 아이유는 이 곡에서 지금까지와 또 다른 보컬로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아이유는 에픽하이가 아이유의 콘서트 게스트로 무대에 선 것을 계기로 피처링이 성사됐다. 타블로는 "아이유가 평상시에 시도할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은 음악을 하면 본인도 뿌듯해할 것 같았고 아이유의 팬 분들도 좋아할 것 같았다. 고민을 많이 해서 '연애 소설'을 탄생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타이틀 곡 '빈차' 역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갈 길이 너무 먼데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의 감정이 담겨 있다. 밴드 혁오의 오혁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사고 있다.

타블로와 투컷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빈차'를 꼽았다. 타블로는 "하이그라운드에서 일하면서 뒤늦게 직장 생활을 경험하게 됐다. 그러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20대 때는 꿈이 신나는 단어였는데 지금은 마치 어디선가 실수로 두고 내렸는데 이젠 되찾을 수 없는 무언가처럼 느껴진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우리 음악과 상관 없이 다들 힘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노땡큐'의 경우 송민호의 파트 일부가 여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타블로는 "진심으로 그런 의도가 없었다"며 "'노땡큐'는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인해서 무분별하게 판단되는 그런 세태나 현상을 풍자하고 꼬집고, 또한 그런 면을 자기 자신 안에서 발견하는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한 노래다. '여혐' 관련한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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