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8세대 캠리가 ‘전례없는 변화’를 겪고 돌아왔다. 작은 부품까지 다 바꿨으면서도 단단한 주행성능과 편안한 승차감은 그대로였다.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봤다. 시내와 고속도로를 아우르는 구간에서다. 국내에는 XLE 단일 트림만 출시된다. 가격은 4,250만원이다.

이번 캠리의 겉모습은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토요타의 디자인 콘셉트인 ‘Keen Look'을 아주 무난하게 표현해냈다. 다소 과장된 얼굴이라는 평가가 있었던 프리우스와는 달리, 누구든 편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뉴 캠리. 한국토요타제공

운전석에 앉아야 비로소 캠리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인 TNGA를 도입하며 바닥 높이가 20mm나 낮아진 것이다. 차체가 바닥에 착 달라붙은 느낌은 속도를 올렸을 때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시야각이 좁아지지는 않았다. 대시보드도 높이를 확 낮춘 덕에 운전에는 불편이 없다. A필러로 인한 사각지대도 그리 거슬리지 않는 정도다.

시동을 켜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니 차체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저속에서는 모터로 구동되는 EV 모드가 켜진다.

승차감도 매끄럽다. 단단한 차체와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힘을 모아 잔 진동을 잘 잡아냈다. CVT 변속기를 사용해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하다. 바닥에는 전체 면적의 93%에 흡음재를 사용해 노면 소음을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패밀리 세단인 만큼 2열 공간도 넓게 만들었다. 종전 모델에는 트렁크 쪽에 있던 배터리를 2열 좌석 안으로 집어넣었다. 실제로 보면 레그룸 크기가 상당하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같은 넓이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눈에 띈다. 2.5ℓ 다이나믹 포스 엔진을 이용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2열 공간은 동급 대비 최고 수준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넓다. 한국토요타 제공

또 에코 모드에서는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중립 변속을 한 것처럼 차를 오래 미끄러지게 하는 ‘오토 글라이드 컨트롤(AGC)’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연비는 공인연비인 16.7km/ℓ 전후로 나왔다.

이처럼 8세대 캠리는 기본기에 있어서는 완벽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편의 사양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측후방 경보(BSD)와 차선 유지 보조(LKA) 기능이 없다. 특히 BSD는 내수 시장에서 선호도가 상당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옵션이다. 지역별 선호도를 조사해 옵션 장착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 토요타 관계자 말인데, 국내에는 한개 트림만 출시하면서 왜 BSD를 뺐는지는 의문이다.

다소 심심한 인테리어와 일부 인기 사양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한국토요타 제공

심심한 인테리어와 부족한 편의 기능도 여전했다. 마찬가지로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 중 하나인 통풍 시트가 없다. 그나마 내비게이션은 아틀란의 것을 장착해 불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 하이브리드’라는 마케팅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최고출력이 엔진과 모터 합해서 211마력, 최대토크가 22.5kg·m, 공차중량은 1,655kg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몸에 와닿는 빠릿한 반응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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