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삼성전자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교체하면서 대규모 조직개편 시작을 알렸다. 특히 삼성전자 사령탑들이 50대의 젊은 세대로 교체돼 조직 분위기는 물론 경영전략도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1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품)부문장에 김기남(59) 사장을, CE(소비자가전)부문장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56) 사장, IM(IT·모바일) 부문장에 무선사업부 고동진(56)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왼쪽부터)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품)부문장에 김기남 사장, CE(소비자 가전)부문장에 VD(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 IM(ITㆍ모바일) 부문장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

이번 부문장 인사는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퇴 후 후임 선정이 늦어져서는 안된다고 판단, 최대한 빠르게 후임을 결정했다.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각각 CE부문장과 IM부문장직을 사퇴하고 이사회 이사와 대표이사직도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한다.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삼성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함께 한데 대해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후임자들이 삼성의 미래성장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대 교체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교체된 CEO는 모두 50대 사장으로 이후 후속인사가 진행되면 이전보다 젊은 사장과 부사장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측은 이들 신임 부문장들은 일찍부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온 역량 있고 검증된 인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김기남 사장은 지난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fellow)이기도 하다. 

김현석 사장은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다. 올해는 Q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도 지켜냈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온 인물이다. 특히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를 수습하고 갤럭시S8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윤부근, 신종균 사장은 각각 CE부문장과 IM부문장직을 사퇴하고 이사회 이사와 대표이사직도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와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임원급 인사 등 본격적인 연쇄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2012년부터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온 이상훈 사장도 사퇴했다. 다만 이 사장은 이번에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사외 이사들에 의해 이사회 의장에 추천됐다.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로 이사회 역할의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장이 삼성전자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상훈 사장과 새로 부문장을 맡은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이사로 선임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행대로 3인의 CEO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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