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마동석 대 마동석, 하정우 대 하정우의 대결이다. 같은 시기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며 ‘연타 흥행’에 도전한다.

마동석은 영화 ‘범죄도시’(10월 3일 개봉)와 ‘부라더’(11월 2일 개봉)로 약 한 달 차를 두고 관객과 만났다. 현재 박스오피스에는 따끈따끈한 신작 ‘부라더’가 2위, 장기 흥행 중인 ‘범죄도시’가 3위에 걸려 있다.

마동석은 중국동포 범죄조직 소탕 작전을 그린 ‘범죄도시’에서 ‘원펀치 주먹’의 괴물 형사 마석도로 분해 악당들을 때려잡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마동석 특유의 카리스마와 코믹을 겸비한 연기는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와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개봉 6주 차를 맞은 ‘범죄도시’는 ‘아저씨’(약 617만 명)의 기록을 깨고 역대 청불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조폭 때려잡는 형사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마동석은 코믹 가족영화 ‘부라더’에서 기존의 센 이미지를 버리고 허황된 꿈을 좇는 주봉으로 분해 소소한 웃음을 준다. 마동석은 두 편이 연달아 개봉한 것과 관련해 “의도한 것은 아니다. 두 영화의 장르가 달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동석의 말대로 출연 배우의 의도로 개봉 시기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개봉 시기는 해당 영화의 투자ㆍ배급을 맡는 배급사에서 조율하기 때문에 배우는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다.

하정우 역시 마동석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 영화 ‘신과 함께’와 ‘1987’이 12월 개봉으로 가닥을 잡으며 두 편의 영화가 동시에 간판을 거는 상황이 됐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신과 함께’는 일찌감치 12월 20일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준비 기간만 5년을 들였고 약 2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투자ㆍ배급을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첫 ‘천만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같은 달 개봉하는 ‘1987’ 역시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이다.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을 둘러싼 실화를 다룬 민감한 소재의 영화다. 정권 교체로 새 국면을 맞은 최근 시국과도 맞물려 기대감을 더한다. 광주 민주화 운동 소재로 1,200만 관객을 모은 ‘택시운전사’를 이을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대작이자 기대작인 두 편의 ‘겹치기 개봉’으로 하정우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정우는 지난 2012년 2월에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러브 픽션’으로 비슷한 시기 두 편의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였다.

사실 주연 배우들의 겹치기 개봉이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티켓파워’를 지닌 톱 배우들을 캐스팅 하다 보니 두 작품의 개봉 시기가 어쩔 수 없이 겹치게 된다. 그러나 톱 배우의 캐스팅이 곧 흥행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동시에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한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관객 입장에서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톱배우들을 캐스팅한다”며 “하지만 이는 곧 관객에게 피로감을 주며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OSEN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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