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프최씨가 12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정치단체 노라벨스의 행사에서 미 대선주자 도널드트럼프의 '한국안보 무임승차론'을 정면 반박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의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 안보무임승차론’을 제기했다가 하버드대 재학생의 날카로운 발언에 망신을 당했다. 알고보니 이 학생은 지난 4월 미국에 방문한 아베에 일본의 성노예 문제 해결에 대한 질문으로 주목받았던 조지프최(최민우)씨였다.

최씨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정치단체 노라벨스(No Labels)가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의 강연을 들은 후 질의응답 시간에 마지막으로 질문권을 얻었다. 최씨는 트럼프가 강연 중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황한 트럼프는 최씨의 말을 도중에 끊으면서 “당신,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최씨는 당당하게 “아니다. 나는 텍사스 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 주에서 성장했다”고 대답하며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어 최씨는 “내가 어디 출신이건 관계없이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 한국은 매년 (미국에) 8억6,100만달러 (약9,8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안보무임승차론’의 문제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 조지프최씨가 12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정치단체 노라벨스의 행사에서 미 대선주자 도널드트럼프의 '한국안보 무임승차론'을 정면 반박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3일 유튜브를 통해 이 사실이 공개된 이후 네티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최씨가 지난 4월 아베총리의 연설에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던 학생과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모와 하버드대학교의 후드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같았던 것. 최씨는 지난 4월27일 하버드대학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열린 아베 총리의 연설 후 질문자로 나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는데도 왜 아직도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지 않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씨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다. 미국의 종합지 뉴욕타임스와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은 이날 트럼프의 연설을 소개하며 최씨의 질문을 비중있게 다뤘다.

최씨는 현재 하버드대 경제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학교에서 북한인권학생모임과 정치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그밖에도 정치연구소와 국제연구모임 등 다양한 사회·정치 분야의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씨는 한인 이민가정 2세로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 그랜드뷰 하이스쿨을 졸업한 후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고교 시절 교내 신문 편집장을 지내고 국제정세 토론클럽을 조직하는 등 학업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덕분에 대학 입시에서는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를 동시에 합격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국회 인턴으로 경험을 쌓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는 계속되는 최씨의 말을 막아서고 자신의 주장만 말했다. 최씨가 설명한 한국이 지불하는 주둔미군에 대한 비용에 "그 정도는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에 비하면 푼 돈(Peanuts)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독일도 방어하고 일본도 방어하고 한국도 방어하고 있지만 이들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이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나가서 공격하고 싸우고 죽어야 하지만, 누가 미국을 공격한다면 일본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며 조약동맹의 불평등도 제기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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