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통장에 돈 들어올 때 가장 행복하다(웃음).”

배우 도지한은 누구보다 솔직했다. 일상에서 가장 행복할 때를 묻자 이렇게 답하며 해맑게 웃었다. 일반 직장인들도 월급날만 기다리지 않나. 배우라고 다를 건 없었다. 물질적인 요소를 중요시하기보다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으면 행복하다”고 짚었다. “나도 먹고 살아야 된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돈도 벌고 굉장히 좋다”고 강조했다.

도지한은 최근 종영한 KBS1 일일극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무궁화)를 통해 1등 사윗감으로 거듭났다. 극중 엘리트 경찰 차태진으로 변신, 정의로우면서 따뜻한 모습을 보여줬다. 6개월여 동안 촬영하면서 선후배 배우들과 가족처럼 끈끈해졌다. 특히 임수향을 비롯해 박규리, 손광업, 반상윤, 금호석 등 파출소 식구들과 촬영할 때 행복했다.

“화요일 마다 파출소 세트 녹화가 끝나면 다 같이 맥주 한 잔 씩 했다. 둘러 앉아 소소한 얘기 하는 게 좋았다. 보통 주말이 한 주 마무리하는 느낌인데, ‘무궁화’ 촬영하면서 매주 화요일이 힐링하는 시간이었다. 함께 일할 때 정말 즐거웠고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다.”

도지한은 제복과 인연이 깊다. 2012년 영화 ‘타워’에서 소방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번엔 순경을 연기했다. 제복을 입으면 알게 모르게 책임감이 생긴단다. 흡연자인데 “왠지 밖에서 담배를 피면 안 될 것 같더라(웃음). 뒤에 숨어서 피는데도 조심스러웠다. 잘못된 행동을 해 현직에 있는 경찰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태진 캐릭터와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르다. 삐뚤어진 건 아니지만, 그 친구처럼 FM은 아니다. 장난치는 것도 좋아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태진은 아버지를 많이 존경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하는 부분을 신경 써서 연기했다. 실제로 아버지랑 친구처럼 지낸다. 부모님이 젊은 편이라서 존댓말도 안하고, 내가 애교도 많이 부린다”고 덧붙였다.

‘무궁화’는 시청률 20%를 넘으며 KBS 효자 드라마 노릇을 톡톡히 했다. 도지한은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얻은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설명했다. 임수향과 케미도 최고였다. 도지한은 임수향보다 한 살 어리지만 이상하게 ‘누나’라는 말이 안 나왔다고. “멜로 연기를 할 때 몰입해야 하니까. 수향이와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난 조금 낯가리는 편인데 수향이는 털털해서 먼저 다가와 줬다. 서로 의견도 공유하고 촬영하면서 의지를 많이 했다”고 고마워했다.

도지한은 올해 ‘화랑’과 ‘무궁화’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 보람을 느낀다”고 돌아봤다. 2009년 KBS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로 데뷔, 8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영화 ‘타워’에서 안성기, 설경구 등 대선배들과 연기하고, tvN 드라마 ‘빠스껫 볼’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를 잊지 못한다. ‘화랑’과 ‘무궁화’도 마찬가지다. “데뷔하고 행복했을 때는 정말 많다”며 작품 하나하나 애정을 드러냈다.

일상에서는 소소한 행복을 즐긴다. ‘화랑’에 함께 출연한 박서준, 방탄소년단 뷔 등과 우정을 자랑했다. “친구들과 소주 한잔하고,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쉴 때 행복하다. 노래 듣고 영화 보고 다들 비슷하지 않나. 일부러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진 않느다. 혼자 가만히 있으면서 비워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도지한은 30대가 기다려진다고 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초조하진 않지만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좀 더 나이가 먹으면 “연기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 같다.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가장 큰 행복 아닐까.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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