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육성선수→트레이드→잔류군 코치' 윤요섭의 새 야구 인생
[인터뷰]'육성선수→트레이드→잔류군 코치' 윤요섭의 새 야구 인생
  • 김주희 기자
  • 승인 2017.12.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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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요섭/사진=kt.
윤요섭/사진=kt.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어휴, 제가 또 잔류는 많이 해봤잖아요."

윤요섭(35) kt 잔류군 야수코치가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 속에 진심이 담겼다. 내년부터 잔류군 선수들을 이끌게 된 윤요섭 신임 코치는 "누구보다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도와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kt는 27일 '2017시즌까지 선수로 뛰었던 윤요섭은 잔류군 야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윤요섭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페이지다. 그의 선수 시절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다사다난 했다'는 표현이 조금 더 어울린다.

해병대를 제대한 그는 2008년 SK 육성선수로 프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 대타 요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확실한 입지는 다지지 못했다. 2010년에는 LG로 트레이드 됐고, 포수 마스크를 쓰기 위해 더 굵은 땀을 흘렸다. 2013년에는 팀의 주전 포수로 팀의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15년 다시 신생팀 kt로 이적했고, 점차 경쟁에서 밀리면서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올 시즌 뒤 구단의 코치직 제안을 받고 은퇴를 결심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수가 아닌 겨울을 보내고 있다. 윤요섭 코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년 이 맘 때는 자비를 들여 일본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올 겨울에는 집에서 육아와 집안일을 하고 있다"며 웃음지었다.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기다. 윤 코치는 "은퇴를 결정했을 때는 오히려 덤덤했는데,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이제 다시는 야구를 할 수 없단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고 한숨을 삼켰다. 하지만 새롭게 펼쳐진 길에 대한 준비도 선수 때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기회가 닿을 때마다 신입 코치를 위한 교육에 참여해 공부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구단이 마련한 리더십 교육을 듣기도 했다. 그는 "지도자로서 하나씩 준비를 해나가는 것도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10월 중순부터는 약 한달 반 동안 전북 익산에서 잔류군의 마무리 캠프를 함께 했다. 윤요섭 코치는 "가슴이 뜨거워지더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정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가 2018시즌 맡은 파트 역시 잔류군이다. 윤요섭 코치는 "잔류는 많이 해보지 않았나. 경기 때 벤치에 앉아있고, 캠프도 못 가고 국내에 잔류하기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픔을 아는 만큼 선수들을 더 잘 보듬을 수 있다. 윤 코치는 "그 마음을 충분히 알기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의 상처가 크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선수들 도와서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선수'로서 큰 성공 신화를 이뤄내진 못했지만, 이제는 조력자로 선수들의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윤 코치는 "선수 때는 정말 무식할 정도로 훈련을 했다. 새해에는 그런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더 치밀하게 준비를 하고 싶다"며 "지도자로서 첫 발을 잘 딛고 싶다. 같이 훈련하는 모든 선수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