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지난해부터 바이오주가 각광을 받았지만 비전문가인 저희 입장에서는 확신하기가 어렵습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관련주는 수요에 따라 기업 이익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습니다.”

정호성 더퍼블릭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본사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전통 가치주만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하고 측정할 수 있는 산업에만 투자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호성 더퍼블릭투자자문 대표

지난해 대형주와 바이오 장세가 펼쳐졌는데 수익률에는 문제가 없을까. 더퍼블릭투자자문 자문상품은 작년 36%가량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수익률이 21.7%에 그친 코스피지수나 26.4% 오른 코스닥지수를 크게 뛰어넘었다. 

정 대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IT 업종 종목 없이 올린 성과라 더욱 고무적”이라면서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대형주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투자철학을 지키기 위해 이익 가시성이 높은 중소형주를 편입한 게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삼양식품이다. 정 대표는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라는 킬러 콘텐츠가 수출이 잘된다는 것을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등을 통해 확인했지만 주가가 너무 저평가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 2016년 가을부터 삼양식품을 편입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더퍼블릭투자자문은 재무제표도 중시하지만 정성적인 지표를 더 중시한다. 그래서 매월 있는 투자종목 변경(리밸런싱) 때 구성원 간 논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정 대표는 “과거의 운용사나 자문사는 재무제표만을 통해 접근했는데, 이를 좀더 보완하면 훌륭한 투자방법이 된다”며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과거 기록과 함께 향후 성장성까지 검토하면 주가를 전망하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주가 현금성 자산이 많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은 시장에서 향후 돈을 벌지 못할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이오주처럼 밸류에이션(가치평가)를 하기 어려운 종목은 주력 종목으로 편입하지 않는다. 

대신 더퍼블릭투자자문이 선택했던 종목은 이름만 ‘바이오’인 양돈업체 이지바이오.정 대표는 “95%에 달하는 닭고기 산업의 수직계열화에 비해 돼지고기 산업의 수직계열화 진행은 5%대에 불과했다”면서 “양돈사업의 수직계열화가 본격화되면 닭고기 산업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 업종을 투자하더라도 언제 수요가 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종목보다는 글로벌 위성통신업체 인말셋(Inmarsat)과 같이 누구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을 고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인말셋은 현재 인공위성을 통해 항공기 승객에게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항공기 안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예측이 쉽다는 설명이다.

더퍼블릭투자자문의 일임상품은 다른 운용사나 자문사와는 달리, 10개 내외의 종목만 담는다. 대신 여러 업종 기업을 섞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최소 계약 금액도 1억~3억인 다른 자문사와는 달리 3,000만원 수준으로 낮아 그리 많은 종목을 넣을 필요도 없다.

정 대표는 “많은 종목을 담으면 자칫 지수를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돼 내부 목표인 연간 수익률 15% 이상의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면서 “재무학적으로 10개 종목만 넘어가면 개별 종목 리스크는 헤지가 된다”고 전했다.

고려대 가치투자동아리 출신 선후배 5명이 2015년 차린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겨우 금융위원회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쳤지만, 벌써부터 ‘더퍼블릭투자홀딩스’라는 지주사까지 만들었다. 사모펀드(PEF) 등 자본시장 다른 분야까지 진출할 미래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정 대표는 “학생 시절 여의도 증권가에 취직한 선배들을 보니 원하는 가치투자를 맘껏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다”면서 “회사 투자철학 고수를 위해 기관 자금보다는 개인투자자 고객 위주로 회사를 꾸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대표는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기 전까지는 위험자산으로 돈이 몰린다’면서 “기준금리 정점까지는 수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여 아직 투자 측면에서 좋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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