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타버린 서울장여관/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종로 서울장여관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중상자가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

20일 오전 3시 8분쯤 중국 음식점 배달 직원 유모(53)씨가 이 여관 출입구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10명이 투숙 중이었고, 객실 8개는 모두 차 있었다.

서울혜화경찰서는 투숙객 10명 전원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5명 중 105호에서 발견된 박모(34)씨와 이모(14)양, 이모(11)양 3명은 모녀 사이로 확인됐다. 이들은 숙박을 위해 19일 이 여관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이 여관의 객실은 총 8개다. 한 방이 6.6~10㎡(약 2~3평) 정도 크기인 노후한 여관이다. 각 객실에는 욕실이 달려있다. 장기 투숙비가 한 달 보통 45만원, 하루 15000원 수준으로 속칭 ‘달방’으로 불린다.

달방은 보통 허름한 모텔이나 여관, 여인숙 등에서 객실 요금을 저렴하게 선불로 내고 일정 기간 묵는 형태를 말한다. 보증금 없이 저렴한 비용에 숙박이 가능해 주로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많이 찾는다. 남성 투숙객 중 2명은 2년 전부터 묵고 있는 장기투숙객이다. 또 다른 남성은 3일 전 장기투숙을 위해 이 여관을 찾았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5명 전원에 대한 부검을 위한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방화를 저지른 유씨는 술을 마신 뒤 여관에 들어가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하다 거부당했다. 주인과 말다툼을 한 유씨는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서 돌아왔다. 방화 직후엔 스스로 "불을 냈다"며 신고했다. 경찰은 여관 근처를 서성이던 유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유씨는 21일 현존 건조물 방화 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유씨에게 전과가 있지만, 방화·주취폭력은 아니다. 정신병력은 없다"고 했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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