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가 없지, 화력이 없냐"... 서울가요대상, 라인업 미리 알려줬어야/사진=서울가요대상

[한국스포츠경제 김은혜] "우리가 엑소가 없지, 화력이 없냐?"

최근 엑소의 팬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소리다. 인기 영화의 명대사를 따라한 점이 웃기기도 하지만, 이 말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배경을 본다면 조금은 씁쓸하다.

2018 제 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은 지난달 20일 유료 티켓을 오픈했고, 예매를 실시했다. 마찬가지로 유료 투표 역시 지난 23일까지 이루어졌다. 국내에서 가장 큰 팬덤 크기를 자랑하는 엑소의 팬들은 당연히 엑소가 나올 것이라는 가정 하에 티켓팅과 투표를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서울가요대상 측이 공식 라인업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참에 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팬들과 마찬가지로 언론 역시 '당연히 참가할 것'이라는 공공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3일 모든 유료 투표가 종료된 후 한 매체에 의해서 엑소의 불참 사실이 알려졌다. OSEN의 보도에 따르면 한 가요 관계자는 "엑소는 지난해 정해진 일본 앨범 프로모션 스케줄로 '서울가요대상' 측으로부터 후보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을 당시 이미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대로라면, 서울가요대상 측에서 의도적으로 라인업을 함구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가요대상 측 관계자는 "결과와 출연진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시상식의 특성상 엑소의 출연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과연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는 '서프라이즈' 시상식이 몇개나 존재할까.

팬들의 입장에서 내 가수의 참석 여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가수가 무대에 있든 없든, 팬들은 최선을 다해서 티켓팅에 참여하고 투표에 참여했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그러한 노력에 대한 대가는 당연히 있다. 내 가수가 무대 위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이나, 상을 받고 감격스러워 하는 모습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군다나 의도적으로 불참 여부를 함구했다면 나의 노력과 시간과 돈을 투자해 '속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엑소의 팬들은 티켓을 가지고 지정된 자리에 가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엑소가 없지, 화력이 없냐"가 그 주된 이유다. 어쩌면 서울가요대상은 이런 점을 노렸을지도 모른다. 가수들과 팬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시상식이라는 무대가 일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사태가 아쉽기만 하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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